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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2.01 17:30 수정 : 2007.02.02 14:34

눈 내린 내소사의 풍경. 겨울 서해안 여행지로 손꼽을 수 있는 부안에서는 내소사 전나무 길의 운치를 즐긴 뒤 요즘 제철인 겨울 숭어를 맛볼 수 있다.

서해로 떠나자


겨울색이 짙은 서해바다는 호젓한 멋이 있다. 해안선이 완만한 바다에는 아름다운 섬들이 떠있고 한겨울을 나는 철새 무리가 날마다 금빛 노을을 가르며 군무를 펼친다. 한국여행작가협회 유연태 회장과 충남도청 문화관광과, 전북도청 문화관광과의 추천을 받아 운치 있는 겨울바다를 밟으며 제철에 나는 별미를 찾아 서해안 여행을 떠난다.

서산 간월암과 새조개 샤브샤브
하루 두번씩 섬이 되는 간월암…새조개·어리굴밥 입에 ‘사르르’

서산 간월암

서산간척지로 이름난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에는 하루 두번씩 밀물 때마다 섬이 되는 신비로운 암자인 간월암이 있다. 조선왕조 도읍을 서울로 정한 무학대사가 고려 말에 처음 터를 잡은 간월암은 일출과 일몰을 다 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수많은 가창오리떼의 군무 속에 안면도쪽으로 지는 일몰은 그림 같다.

요즘 간월도 포구에는 태조 이성계에게 진상하였다는 어리굴로 지은 굴밥과 한창 서해 앞바다에서 잡히는 새조개를 맛보러 미식가들이 붐빈다. 특히 속살이 새의 부리를 닮아 이름이 붙여진 새조개는 살집이 크면서도 부드러워 통째로 물에 데쳐 먹거나 구워 먹는다. 포구 주변 포장집에 주로 끓는 물에 살짝 데치는 ‘새조개 샤브샤브’를 많이 내는데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입안 가득 연하게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조개를 데쳐 먹은 야채국물에는 칼국수나 라면 사리를 넣어 끓여 먹어야 제대로 새조개 맛을 본다고 할 수 있다. 또 작고 물날개가 많은 간월도 특산 굴과 대추, 호두 등 여러가지 곡물로 밥을 지은 영양굴밥도 간월도에서 맛보는 별미음식이다.

포구에는 전망좋은 횟집(041-662-4464)을 비롯해 새조개 샤브샤브와 영양굴밥을 내놓는 전문식당들이 즐비하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홍성 나들목에서 빠져 나가 서산 방조제쪽으로 15분 정도를 달리면 간월도에 닿는다. 문의 서산시 문화관광과 (041)660-2499.


새조개 샤브샤브

영양굴밥

태안 천리포수목원과 간재미회
남매화·벚꽃 봄맞이 한창…뼈째먹는 간재미 ‘오도독’

천리포수목원

만리포해수욕장

여름철 피서지로 유명한 천리포해수욕장 뒷편에는 2000년 아시아 최초로 국제수목학회로부터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정받은 천리포수목원이 자리잡고 있다. 한국 귀화 미국인 고 민병갈(칼 페리스 밀러) 전 이사장이 1962년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천리포해변에 3천평을 사들여 수목원 조성을 시작했다. 현재는 18만평 부지에 60여개국으로부터 수집된 목련류 410종, 동백나무 320종, 단풍나무 200종 등 총 1만300종이 넘는 수목을 보유한 수목원으로 가꿔졌다.

주말마다 일반인들에게 개방돼 탐방로를 따라 남매화, 벚꽃, 마호니아 등 겨울에 피는 20여가지 식물을 감상하며 여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또 천리포수목원 부근에는 해질녘마다 태안 8경 중의 하나인 만리포해수욕장과 천리포해수욕장에서 은빛 모래밭을 붉게 물들이는 일몰의 황홀경과 만날 수 있다.

천리포해변에는 맛볼 수 있는 서해안의 겨울 별미로는 일명 ‘갱개미’로도 불리는 간재미를 빼놓을 수 없다. 간재미는 생김새가 가오리와 비슷한데 껍질을 벗긴 뒤 뼈째로 썰어 초고추장을 찍어 먹는데 오들오들하고 담백한 맛이 겨울철 진미로 칠 만큼 일품이다. 또 고추장에 미나리, 오이 등을 썰어넣고 초고추장으로 발갛게 버무린 간재미무침과 양념을 한 간재미 한 마리를 통째로 쪄내는 간재미찜도 겨울철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천리포해수욕장에는 간재미무침과 간재미찜, 간재미회 등 간재미 전문식당 천리포휴게소횟집(041-672-9170)이 입소문난 별미집이다.

서해안고속도로로 서산 나들목을 빠져나와 태안(만리포 방면)으로 가서 석장골 삼거리를 거쳐 의항리를 지나면 천리포수목원과 천리포해수욕장이 나온다. 문의 태안군 문화관광과 (041)670-2544. 천리포수목원 (041)672-9310.

간재미회

부안군 내소사와 격포항 동숭어
눈 덮인 전나무 숲길 운치…묵은지 싼 설숭어 감칠맛

내소사 전나무 깊
‘서해바다/ 내소사 푸른 앞바다에/ 꽃산 하나 나타났네/ 달려가도 달려가도/ 산을 넘고 들을 지나/ 또 산을 넘어/ 아무리 달려가도/ 저 꽃산 눈 감고/ 둥둥 떠가다/ 그 꽃산 가라앉더니/ 꽃잎 하나 떴네/ 꽃산 잃고/ 꿈 깨었네’(김용택 ‘내소사 가는 길’)

근대의 선지식인 해안대종사가 출가하고 설법한 도량인 부안군 내소사는 대웅전의 소박한 꽃살무늬 문짝과 절 입구의 울창한 전나무 숲길로 더 알려져 있다. 특히 눈이 내리는 겨울철 일주문을 지나 전나무 향기가 가득한 숲길을 걸어 눈에 폭 파묻힌 내소사 천왕문으로 접어드는 겨울 숲길은 어느 때보다 운치있다.

부안에서는 서해 청정해역의 감칠 맛나는 수산물을 즐길 수 있는데 요즘같이 겨울철에는 숭어가 제철이다. 특히 예부터 격포항은 추운 겨울철에 바다 밑 뻘밭에서 먹이를 찾아 먹고 사는 씨알 좋은 숭어가 많이 잡히는 곳이다. 첫 눈이 내린 뒤 잡은 참숭어 또는 설숭어가 제 맛을 낸다고 한다. 격포항의 해변촌(063-581-5740)은 설숭어 전문요리집으로 설숭어를 회로 떠서 부안의 명물인 김에 갖은 양념과 버무려 묵은지로 돌돌 말아 내놓는 설숭어와 김치말이가 겨울철 별미 음식이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줄포 나들목을 나와 보안사거리(영전검문소)에서 좌회전한 뒤 곰소 방향으로 가면 내소사 이정표가 나온다. 문의 부안군 문화관광과 (063)580-4737~9.

설숭어

김제시 심포항과 백합
망망대해 바라보는 망해사…임금님 진상품 백합에 군침

백합

김제시 진봉면에는 부안의 계화도와 더불어 국내 최대 백합산지로 꼽히는 심포개펄과 아담한 심포항이 자리잡고 있다. 전북 사람들 사이에서 일몰과 바다낚시의 명소로 입소문난 심포항에는 몇해 전 횟집단지가 들어서면서 주말마다 물좋은 생선회를 즐기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특히 심포개펄에는 임금님 수라상에 진상되었다는 자연산 백합과 대나무처럼 생긴 죽합이 많이 나서 식도락가들이 즐겨 찾는다.

심포항 근처에는 서해의 고군산 열도를 바라보며 깎아지른 절벽 위에 위태롭게 자리잡고 있는 망해사가 있다. 백제 의자왕 때인 642년에 부설거사가 지은 고찰답지 않게 규모가 초라한 편이지만 절 이름 그대로 서해의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맞이하는 일몰이 빼어나다. 망해사 뒷편 진봉산 전망대에 오르면 드넓은 만경평야와 서해바다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심포항 주변에는 서해 앞바다에서 갓 잡아올린 생선횟감과 백합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포구를 따라 이어져 있는데 연서활어횟집(063-543-1900)이 백합회와 백합탕, 죽합구이 전문으로 소문났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가다 서김제 나들목으로 빠져나와 우회전해서 29번 국도를 따라 만경여고 사거리에서 좌회전한 뒤 702번 지방도로로 진봉면으로 가면 심포항과 망해사가 나온다. 문의 김제시 문화관광과 (063)540-7286.

서산 태안(충남)·부안 김제(전북)/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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