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1.26 16:23
수정 : 2007.01.2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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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 쮜리히 31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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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 기록 - Dachau (다하우 수용소, 뮌헨 (Munich), 독일)
<다섯째날>
(여정 : 비엔나 -> 잘쯔부르크 -> 뮌헨 -> 쮜리히)
여행을 떠나기 전에 뮌헨 근처에 나찌 수용소가 있다는 말을 들었었다. 당연히 알고 있던 아우슈비츠(Auschwitz)려니 생각했었다. 그런데 여행을 떠나와 확인해보니 그것은 폴란드에 있는 것이 아닌가. 황당무식 ㅠ.ㅠ
잘쯔부르크를 나서자마자 차 안에서는 다시 뮌헨 공부가 시작되었다. 시간 상 뮌헨 시내를 구경하고 가기는 어려운 처지였으므로 그냥 지나칠까 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 아내가 ?? 수용소를 읽어 내려간다.
“어디라구?”
“다차운가 다하운가 하는 곳이네”
그 곳을 가자. 당연히 시 외곽일 것이고 잠깐 들렸다 갈 수 있다면 여행의 포트폴리오에도 딱 들어맞지 않는가. 딸에게 지도 책에서 Dachau라를 지명을 찾아보라고 했다. 이 잡듯 뒤진 끝에 뮌헨 중심의 북북서 방향이 지명이 적혀 있는 것을 간신히 발견해냈다. 지도에서 찾아 냈을 때 자동차는 뮌헨의 외곽 순환 고속도로에 막 다다르고 있었다. 순식간의 판단으로 시계 반대방향의 순환로에 올라 탔다. 휴~
출구(exit)를 빠져나오면서 온 가족은 각자 사방으로 눈을 돌려 이정표를 찾아야 했다.
“아빠 수용소가 영어로 뭐야?"
“음… 머… 무슨 ‘캠프(camp)’라고 하지 않을까”
두리번, 두리번 얼마쯤 거리를 지났을 때
“아빠, 저기!”
‘Dachau Concentration Camp Site’라는 작은 표지가 도로가에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몇 개의 표지를 따라 직진하고 회전한 다음 캠프의 주자창에 도착했다. 벌써 해가 저물기 시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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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하우 수용소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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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하우 캠프 사이트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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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결정이었지만, 참혹하고 처참한 광경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맞는 것인가 하는 걱정이 조금 미치고 있었다. 전쟁을 알게 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이 인간의 잔인함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점은 쉽게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들을 잘 설명해 줄 준비가 내게는 되어 있지 못했다.
그렇더라도 고통이나 부정적인 측면들을 외면만 하고 살 수는 없지 않는가. 직면해야지….
전시관은 옛 시설을 일부 보존 또는 복원하여 단정하게 꾸며져 있었다. 그리고 사진과 증거물들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많은 사진과 설명들은 이미 전해들은 이야기어서 그런 지 그리 놀란 만한 것들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전시관을 돌면서 정리되지 않은 많은 상념들에 이리저리 뒤엉켜 머리 속을 휘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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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꼬리로 만든 몽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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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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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권력을 지지하고 그에 기대어 행사하는 무소불위의 권력들… 파리보다 못한 값으로 고통 속에 사라져간 귀중한 생명들… 과거를 반성하고 공개하는 독일과 끊임없이 숨기고 왜곡하는 일본… 우리에게 아직도 남아 있는 독재의 꿈, 권위주의에 대한 향수…
황량한 바람이 부는 캠프를 돌아 나오면서 내가 별로 할 수 있는 일도 없으면서 공연히 어깨가 무거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정문을 나오면서 궁금해 하던 한 가지를 다른 관람객에게 물었다.
“‘Albeit mache frei’가 무슨 뜻이죠?"”
“‘Work makes free’입니다.”
‘일과 자유’
풀어내기 힘든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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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에 새겨진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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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은 더 달려야 쮜리히까지 가는데 해는 저물었고, 이제 며칠 계속된 여행의 피로도 쌓여 가기 시작했다. 길도 계곡을 오르내리는 코스이어서 은근히 걱정되었다. 유럽의 고속도로에는 대부분 가로등이 없었다. 게다가 안개마저 짙게 끼어 밤길에 앞을 내다보기 어려웠다. 그런데도 차들은 매우 빠른 속력으로 달렸고, 가끔씩 그 뒤를 쫓아 달리다가 이내 놓치곤 했다.
처음 가는 길을 밤에 안개 속에서 빨리 달리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눈알을 앞에 빼놓듯 달린 지 5시간 만에 드디어 쮜리히에 도착했다.
수용소 입장료 : 무료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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