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 비엔나 32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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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날>
(여정 : Praha - Vienna(Wien))
<환전> 체코에서는 유로가 아닌 코루나(Koruna)화를 쓰는데, 미리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현지 환전소에서 비자 카드로 조금 바꿔서 썼다. 코루나는 체코 밖에서는 다시 유로로 바꾸기가 어렵다고 하여 바꾼 돈은 가능한 프라하에서 다 소모하고 나오려 했는데 그래도 얼마간 주머니에 코루나화가 남아 있었다. 주유하고 내면 되겠지 싶어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다. "이 돈과 나머지는 카드로 결제해 주세요." "그렇게 나눠서 결제하는 것은 안되는데요." "그래요?" 할 수 없이 물건을 사야했다. 진열대와 계산대를 서너번 왔다갔다 하고서야 금액을 간신히 맞추었다. 모두 덧셈 뿐이었는데...ㅠ.ㅠ
스위스는 당연 EU국가가 아니므로 유로를 쓰지 않는다. 쿠로나화도 한국에서 바꿀 수 있는 지 모르지만 한국에서 나올 때 현금 소요액은 가능한 한 현지 통화로 바꿔 오는 것이 유리하다. 이중으로 바꾸게 되면 이중으로 수수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손실이 크다. <비엔나의 밤> 프라하에서 오후에 출발하였으므로 비엔나에도 해가 저물어서야 도착했다. 여전히 길은 좀 해멨지만, 시내 중심에 안착했다. 시청 앞에 있는 공원 옆에 노상 주차장이 있어 차를 주차한 다음 전철 승차장 쪽으로 걸어갔다. 도무지 어떤 전철을 타야할 지 전혀 감이 오질 않아서 그냥 걷기로 했다.
비엔나 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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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앞 여기저기에서 크리스마스를 장식한 불빛들이 아름답게 비엔나를 밝히고 있었다. 넓은 대로를 따라 걸어 걷다 보니 배꼽 시계가 중요한 시각임을 알려왔다. 전철 한 정거장 쯤 걸었을까. 패스트푸드 스텐드가 눈에 확 들어온다. 여행에서 먹는 재미를 뺀다면 반으로 줄 것이다. 취향에 따라 골라먹는 재미도 있었다. 나는 바게트 빵에 소세지를 박아넣어 먹는 새로운 메뉴에 도전... 시장이 반찬이라선지 참 맛있었다.
금강산도 식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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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를 채운 후 조금 더 올라가니 왕궁이 나온다. 낮이면 내부 관람이 가능할 텐데... 밤 조명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비엔나에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볼 마음을 먹었었다. 입석으로 저렴한 관람이 가능하다는 안내가 있었으므로 기회를 놓지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비엔나 도착 시간이 예정보다 좀 늦어져 관람은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쇼핑 타운> 왕궁을 지나 불빛을 쫓아 따라가니 유명 상표들로 가득한 쇼핑 타운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이곳에 매장이 없으면 세계적인 상표가 아니다 할 정도로 많는 고가 브랜드 매장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저녁이라서 가게 문은 닫았지만, 길거리의 분위기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거리의 풍경을 즐기고 있었다.
어디로 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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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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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 7백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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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5번가와 런던의 옥스포드가를 능가하는 최고의 쇼핑 거리가 아닌가 싶었다. 물론 그곳에 필자의 재정 능력으로 살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조르지 않는 부인을 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체념한 것일 수도 있지만... 얼마 걷지 않았을 때, 책자에 나와있는 성페터(St. Peter)교회가 나타나서 그리로 들어갔다. 파이프 오르간이 연주되고 있었다. 전자 오르간이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음색의 향연을 다시 한 번 즐길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화려하기 그지 없는 실내 장식은 중세 기독교의 영화와 타락을 함께 반영해 보여주는 것 같았고, 가진 자들이 용서받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에 잠기도록 해 주기도 했다.
성 페터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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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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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고딕 성당도 쇼핑 거리 안에 있었다. "성당에 또 가?" 하는 의문은 성당에 대한 호기심이 점점 줄어 들고 있음을 나타냈다. 아이들은 동반한 여행에서 이 점을 고려해야 하면 좋을 것 같다. 세 시간 정도 그렇게 걷고 나니 도시의 핵심을 어느 정도 훑어낸 느낌이 들었다. 막내녀석은 다리 타령을 하기 시작했다. 내 다리도 아픈데 오죽할까. 이리 달래고 저리 달래고 때로는 길거리에서 가상 축구놀이로 관심을 돌려보기도 하면서 차를 주차해 두었던 곳으로 찾아왔다. 이번 호텔은 시내에서 15km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다. 내일 쮜리히(Zurich)까지의 여정이 가장 힘든 길(720km 구간)이 될 것 같아서 가능한 한 그 쪽 방향에 치우쳐 호텔을 잡았었다. 시내에서 벗어나 있으니 가격도 저렴했다. 내일은 모짜르트의 고향에 들러 그의 향기를 한 번 더 음미한 다음 뮌헨 근처에 있는 2차 대전 때의 독일 수용소 한 곳을 방문할 생각이다.
·주차 : 무료
·핫도그 : 3유로 정도
·호텔 : 65 유로
·성당 입장 : 무료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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