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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1.18 17:16 수정 : 2007.03.27 13:39

문경 새재 3개 관문 가운데 가장 오래된 제2관문 조곡관의 모습

아이들과 가볼만한 여행지 ① 문경새재

백두산에서 비롯된 우리 산하의 등뼈 백두대간이 남으로 맥을 뻗어내리다가 지리산을 향해 남서쪽으로 방향을 트는 허리 어름에 조령산이 있다. 이 조령산 마루에는 예로부터 한강과 낙동강 유역을 잇는 영남대로에서 가장 높고 험한 고갯길이 있다.

‘구비야 눈물’ 읊조린 아리랑비
굽이마다 책바위·장원급제길…

옛 영남의 선비들이 한양으로 과거 길을 나섰고, 영남의 보부상들이 무거운 봇짐을 이고 지고 ‘구비야 구비야 눈물이 난다’고 한탄하며 넘던 험준한 고갯길에 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가 낭자하다. 문경새재 제3관문 조령관을 내려 서서 책바위와 장원급제길을 지나 3개 관문 가운데 가장 오래된 제2관문 조곡관 어름에서 한무리 아이들을 만났다. 코끝에 하얀 입김을 달고 볼이 발갛게 상기된 아이들이 자연석을 깎아 세운 문경새재아리랑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기 바쁘다. ‘문경새재 물박달나무/ 홍두깨 방망이로 다 나간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홍두깨 방망이 팔자 좋아/ 큰 애기 손질에 놀아난다/ 문경새재 넘어 갈제/구비야 구비야 눈물이 난다.’

한국청소년대구광역시연맹 아람단을 따라 단체여행을 온 배경민(12·대구 옥포초등5)양은 “아침 일찍 친구들과 함께 문경새재 과거길을 오르면서 춥고 힘들었지만 눈싸움도 하고 책바위와 조령원터, 산불됴심비 등 볼거리가 많아서 즐거웠다”면서 “안내판에 자세히 설명이 적혀 있어서 이해하기 쉬웠다”고 자랑한다.

하늘과 땅의 모든 신인 팔왕과 선녀가 어울려 놀았다는 전설의 용추폭포와 조선시대 길손들이 잠을 자고 물물을 교환했던 조령원터를 지나니 오른편으로 넓직한 민속마을이 나타난다. 텔레비전 드라마 <태조 왕건>을 촬영했던 <한국방송> 오픈 세트장이다.

대조영·연개소문 촬영장서
‘과거로 역사여행’ 떠나고
얼음썰매장선 추억 만들어

고증을 토대로 용사골 2만평에 고려 및 백제 왕궁과 당시 기와집 48동, 초가 47동 등 후삼국시대와 고려시대의 생활상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무인시대> <불멸의 이순신> <해신> 등의 대하드라마를 찍었고, 현재는 <한국방송> 대하드라마 <대조영>의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때마침 촬영이 있는지 개울 옆 고샅길에는 옛 옷을 입은 배우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관광객들이 코를 빼고 지켜보고 있다. 문경새재관리사무소 신동칠(54) 소장은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평일에는 하루 8백~1천명, 주말에는 2천~3천명이 찾아오는데 요즘은 방학을 맞아 학생 단체 관람객들이나 자녀들을 데리고 오는 관광객들이 많다”고 귀띰한다.

나인수(12·옥포초등5)군은 “촬영장에서 연기자들이 말을 타고 직접 연기하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 신기하다”면서 “과거길 탐방에 따라오길 정말 잘한 것같다”고 활짝 웃는다.


제1관문인 주흘관 아래에는 문경새재관리사무소가 1월 초에 인근 논 1천여평에 물을 대 무료로 개장한 천연 얼음썰매장이 있다. 사무소 직원들이 근무시간 틈틈이 만든 1~2인용 얼음썰매 50여개를 무료로 빌려줘 어른과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거리를 선물하고 있다.

문경에는 <한국방송> 오픈 세트장 외에 최근 가은읍 왕릉리 석탄박물관 인근에 문을 연 <에스비에스> 대하역사 드라마 <연개소문> 오픈 세트장도 있다. 옛 고구려의 평양성과 안시성, 요동성, 고구려 궁, 신라궁, 성내 마을 등이 있는 세트장은 중국의 역사 왜곡으로 최근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는 옛 고구려의 역사를 일부나마 체험할 수 있는 교육장이다. 옛 선조들의 숨결을 찾아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보려면, 아이들과 함께 우리것을 배우는 여행을 하고 싶다면 문경으로 가볼 만하다.

문경/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물레야~물레야~예쁜 도자기 빚자
문경도자기전시관 체험관 인기

문경도자기전시관 체험관
조선조 초기에 분청사기 도요지로 이름높았던 문경은 문경도자기만의 독특한 역사성과 전통성을 자랑한다. 전통도자기 분야의 유일한 중요 무형문화재인 사기장 백산 김정옥과 기능인 최고의 영예인 도예부분 명장 도천 천한봉, 묵심 이학천 선생 등이 문경도요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문경읍 진안리에는 지난 2002년 6월부터 문경도자기의 모든 것을 담은 문경도자기전시관(dojagi.mungyeong.net)을 열어 관람객들이 우리나라 특유의 칸 가마인 망댕이 가마를 비롯해 문경 도공들이 혼을 불어넣어 빚은 작품들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특히 인터넷이나 전화로 미리 예약을 하면 강사의 도움을 받아 직접 도자기를 빚으며 우리의 전통 문화유산에 대한 선조들의 지혜를 배우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만들어진 작품은 문경 전통가마인 망댕이 가마에서 구워져 본인이 가져갈 수 있다. 문경에는 해마다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한국전통 찻사발축제가 열려 전통과 현대도자기를 한자리에서 비교 감상하고, 발물레, 재래식 장작가마를 이용한 옛 선조들의 도예기법을 직접 체험해 보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054)550-6416.


여행 도우미가 뽑은 체험지 1위 ‘문경’

여행 웹사이트 ㈜우리투어네트웍스의 도움으로 전국에서 투어토커(여행 도우미)로 활동하는 대학교 관광학과 교수, 문화관광 관련 공무원, 문화유산해설사, 여행사 관계자 65명에게 방학을 맞은 아이와 손잡고 떠나고 싶은 체험여행지를 추천받은 결과 17명이 경북 문경을 꼽았다.

문경에는 옛날 한양을 오가는 가장 큰 대로였던 문경새재를 비롯해 드라마 <태조 왕건>과 <연개소문> 촬영 오픈 세트장 등이 있어 우리 옛 선조들의 숨결과 역사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다.

한국관광학회 회원인 장병수 교수(39·창신대 호텔관광경영학)는 “문경은 용추계곡과 선유동계곡 등 빼어난 자연 경관과 더불어 문경 새재, <태조 왕건> <연개소문> 촬영장, 고모산성 등 역사 유적과 유물들을 알차게 간직하고 있어 어린 학생들을 위한 역사 체험장으로 알맞다”고 추천했다.

이천시청 문화관광과에서 외국관광객들의 영어통역을 담당하는 김미옥(41)씨는 “4년 전 여름휴가 때 아이들과 함께 문경 새재와 <태조 왕건> 촬영장 등을 다녀왔는데 주변에 문경온천과 석탄박물관, 철로자전거 등 가족들과 즐길 거리가 많아 무척 인상이 깊었다”고 말했다.

여행 수첩

문경새재 가는길
▶가는 길

서울 → 경부고속도로(또는 중부고속도로) → 호법 분기점 → 영동고속도로 → 여주 분기점 → 중부내륙고속도로 → 문경새재 나들목 → 문경새재

▶잠자리

문경새재 주변에 문경새재 유스호스텔(054-571-1988)을 비롯해 여관과 모텔 등이 있다. 만약 가족들과 좀더 편안한 안식을 원한다면 문경시가 운영하는 불정자연휴양림 통나무 숙박시설인 ‘숲속의 집’(054-550-6456~7)을 권한다. 또 문경새재 아래 문경온천지구에는 문경시에 직접 운영하는 고급 기능성 문경온천(054-572-3333)도 문경여행에서 만나는 즐거움. 국내에서 유일하게 칼슘 중탄산 온천수와 알칼리성 온천수 등 2가지 온천수와 하이드로젯, 밴치젯, 기둥분수, 플로팅 등 6가지 기능성 온천욕조, 한방이벤트탕과 아로마이벤트탕 등을 갖춰 여행의 피로를 말끔하게 풀 수 있다.

▶먹거리

문경새재도립공원 앞에 매일 아침 주인이 직접 우리 콩을 갈아 만든 두부요리 전문식당 목련가든(054-572-1940), 청포나 도토리로 지은 묵조밥에 조흘산에서 나는 산나물 등 12가지 반찬, 된장찌게가 곁들여 내는 묵조밥 전문 소문난식당(054-572-2255)이 소문난 맛집이다.

▶문의

문경새재관리사무소 (054)571-0709. 문경시 문화관광과 (054)550-6393. 연개소문 가은 오픈 세트장 (054)550-6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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