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새재 3개 관문 가운데 가장 오래된 제2관문 조곡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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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가볼만한 여행지 ① 문경새재
백두산에서 비롯된 우리 산하의 등뼈 백두대간이 남으로 맥을 뻗어내리다가 지리산을 향해 남서쪽으로 방향을 트는 허리 어름에 조령산이 있다. 이 조령산 마루에는 예로부터 한강과 낙동강 유역을 잇는 영남대로에서 가장 높고 험한 고갯길이 있다. ‘구비야 눈물’ 읊조린 아리랑비굽이마다 책바위·장원급제길… 옛 영남의 선비들이 한양으로 과거 길을 나섰고, 영남의 보부상들이 무거운 봇짐을 이고 지고 ‘구비야 구비야 눈물이 난다’고 한탄하며 넘던 험준한 고갯길에 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가 낭자하다. 문경새재 제3관문 조령관을 내려 서서 책바위와 장원급제길을 지나 3개 관문 가운데 가장 오래된 제2관문 조곡관 어름에서 한무리 아이들을 만났다. 코끝에 하얀 입김을 달고 볼이 발갛게 상기된 아이들이 자연석을 깎아 세운 문경새재아리랑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기 바쁘다. ‘문경새재 물박달나무/ 홍두깨 방망이로 다 나간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홍두깨 방망이 팔자 좋아/ 큰 애기 손질에 놀아난다/ 문경새재 넘어 갈제/구비야 구비야 눈물이 난다.’ 한국청소년대구광역시연맹 아람단을 따라 단체여행을 온 배경민(12·대구 옥포초등5)양은 “아침 일찍 친구들과 함께 문경새재 과거길을 오르면서 춥고 힘들었지만 눈싸움도 하고 책바위와 조령원터, 산불됴심비 등 볼거리가 많아서 즐거웠다”면서 “안내판에 자세히 설명이 적혀 있어서 이해하기 쉬웠다”고 자랑한다. 하늘과 땅의 모든 신인 팔왕과 선녀가 어울려 놀았다는 전설의 용추폭포와 조선시대 길손들이 잠을 자고 물물을 교환했던 조령원터를 지나니 오른편으로 넓직한 민속마을이 나타난다. 텔레비전 드라마 <태조 왕건>을 촬영했던 <한국방송> 오픈 세트장이다. 대조영·연개소문 촬영장서
‘과거로 역사여행’ 떠나고
얼음썰매장선 추억 만들어 고증을 토대로 용사골 2만평에 고려 및 백제 왕궁과 당시 기와집 48동, 초가 47동 등 후삼국시대와 고려시대의 생활상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무인시대> <불멸의 이순신> <해신> 등의 대하드라마를 찍었고, 현재는 <한국방송> 대하드라마 <대조영>의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때마침 촬영이 있는지 개울 옆 고샅길에는 옛 옷을 입은 배우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관광객들이 코를 빼고 지켜보고 있다. 문경새재관리사무소 신동칠(54) 소장은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평일에는 하루 8백~1천명, 주말에는 2천~3천명이 찾아오는데 요즘은 방학을 맞아 학생 단체 관람객들이나 자녀들을 데리고 오는 관광객들이 많다”고 귀띰한다. 나인수(12·옥포초등5)군은 “촬영장에서 연기자들이 말을 타고 직접 연기하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 신기하다”면서 “과거길 탐방에 따라오길 정말 잘한 것같다”고 활짝 웃는다.
제1관문인 주흘관 아래에는 문경새재관리사무소가 1월 초에 인근 논 1천여평에 물을 대 무료로 개장한 천연 얼음썰매장이 있다. 사무소 직원들이 근무시간 틈틈이 만든 1~2인용 얼음썰매 50여개를 무료로 빌려줘 어른과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거리를 선물하고 있다. 문경에는 <한국방송> 오픈 세트장 외에 최근 가은읍 왕릉리 석탄박물관 인근에 문을 연 <에스비에스> 대하역사 드라마 <연개소문> 오픈 세트장도 있다. 옛 고구려의 평양성과 안시성, 요동성, 고구려 궁, 신라궁, 성내 마을 등이 있는 세트장은 중국의 역사 왜곡으로 최근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는 옛 고구려의 역사를 일부나마 체험할 수 있는 교육장이다. 옛 선조들의 숨결을 찾아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보려면, 아이들과 함께 우리것을 배우는 여행을 하고 싶다면 문경으로 가볼 만하다. 문경/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물레야~물레야~예쁜 도자기 빚자
문경도자기전시관 체험관 인기
문경도자기전시관 체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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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도우미가 뽑은 체험지 1위 ‘문경’ 여행 웹사이트 ㈜우리투어네트웍스의 도움으로 전국에서 투어토커(여행 도우미)로 활동하는 대학교 관광학과 교수, 문화관광 관련 공무원, 문화유산해설사, 여행사 관계자 65명에게 방학을 맞은 아이와 손잡고 떠나고 싶은 체험여행지를 추천받은 결과 17명이 경북 문경을 꼽았다. 문경에는 옛날 한양을 오가는 가장 큰 대로였던 문경새재를 비롯해 드라마 <태조 왕건>과 <연개소문> 촬영 오픈 세트장 등이 있어 우리 옛 선조들의 숨결과 역사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다. 한국관광학회 회원인 장병수 교수(39·창신대 호텔관광경영학)는 “문경은 용추계곡과 선유동계곡 등 빼어난 자연 경관과 더불어 문경 새재, <태조 왕건> <연개소문> 촬영장, 고모산성 등 역사 유적과 유물들을 알차게 간직하고 있어 어린 학생들을 위한 역사 체험장으로 알맞다”고 추천했다. 이천시청 문화관광과에서 외국관광객들의 영어통역을 담당하는 김미옥(41)씨는 “4년 전 여름휴가 때 아이들과 함께 문경 새재와 <태조 왕건> 촬영장 등을 다녀왔는데 주변에 문경온천과 석탄박물관, 철로자전거 등 가족들과 즐길 거리가 많아 무척 인상이 깊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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