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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8.10 21:21 수정 : 2006.08.10 21:21

경북의 오지인 봉화에서도 심심산골에 숨어 있는 구마계곡은 민족의 영산 태백산에서 발원한 골짜기답게 굽이굽이 백리 길에 차디차고 맑은 물길을 열어놓았다.

봉화군 최북단 외길 따라 이어진 청정계곡
잔대미마을부터 12㎞ ‘숨어 있는 피서지’
매호유원지 낙동강 휘도는 산봉우리 절경

경북 봉화 구마계곡

말복이 지나고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이름난 산과 계곡, 바다에는 여름나기로 절정을 이룬다. 가족 또는 연인끼리 여유롭게 피서를 즐길 만한 곳이 없을까. 경북의 대표적인 오지인 봉화군의 최북단 골짝 구마계곡이 맞춤하다.

구마계곡 가는 길은 태백산 자락의 소천면을 적시는 현동천의 상류 고선2리 잔대미(백담) 마을에서 시작된다. 계곡과 나란히 겨우 차 한대가 다닐 만한 좁다란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4킬로미터쯤 가자 마방교와 만나면서 풍치가 확 달라진다. 소나무 숲이 그늘을 드리운 계곡에는 텐트를 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아이들은 그물채로 송사리와 피라미 등을 잡기에 여념이 없다.

외길과 나란히 끝없이 이어지는 계곡은 굽이굽이 백리장천. 민족의 영산 태백산에서 발원한 골짜기답게 백리 길에 물길을 열어놓았다. 입구마을인 잔대미를 지나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중리, 소현, 마방, 노루목, 큰터, 간기, 도화동 등 자그마한 마을들과 마주친다. 계곡은 그리 화려하지는 않지만 곳곳에 깊은 소와 암벽, 늙은 소나무 등이 어우러져 자연이 숨쉰다. 계곡을 들어갈수록 인적이 드물어지고 짙은 숲 그늘 아래로 흘러내리는 계곡물에 눈부터 시리다.

구마계곡은 동쪽으로 청옥산과 서쪽으로 태백산 사고지가 있는 각화산이 이룬 깊은 골이다. 여름철에 봉화군민들이 애용하는 피서지였으나 몇년 전부터 입소문을 타고 외지인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구마동계곡 또는 고선계곡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곳은 풍수지리설에 따르면 이 계곡에 아홉 필의 말이 한 기둥에 매여 있는 구마일주의 명당이 있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하지만 아무도 이 명당을 찾지 못했고, 마방, 죽통골, 굴레골과 같이 말과 관련된 지명들만 이곳저곳 남아 있다.

강석일(54) 소천면 부면장은 “구마계곡은 자연이 살아 있는 이름 그대로 청정계곡이다. 몇년 전에도 관광지로 개발하려고 했으나 고선2리 주민들이 계곡의 자연미를 해친다며 반대할 정도였다”고 귀띔했다.

잔대미 마을에서 12킬로미터를 들어가자 찻길이 끊기면서 민박집 한 채가 나타난다. 간기마을이다. 계곡도 두 갈래로 나뉘는데 왼쪽은 태백산 사고지가 있는 각화산의 중봉, 오른쪽은 청옥산과 태백산 자락의 도화동으로 가는 길이다. 도화동 가는 길은 임도가 나 있지만 산불 방지를 위해 차량통행을 막고 있다.

간기에서 도화동까지 6킬로미터의 산책길에서 만나는 계곡의 물길은 열목어와 산천어가 살 정도로 차고 맑디맑다. 도화동에는 약초와 송이버섯을 캐고 사는 집이 두 채 있다. 도화동에서 주계곡과 덕터골을 타고 20킬로미터 등산길을 따라 태백산 정상까지 갈 수 있다.


범바위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매호유원지. 낙동강 물줄기가 산봉우리를 휘감아 흐르는 모습이 장관이다.

간기마을의 유일한 주민 안창수(68·봉화군 소천면 고선리 530)씨는 “구마계곡의 진짜 아름다움은 이곳부터다. 산책로가 넓고 편안해 가족들이 트레킹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계곡 주변에 단풍나무 숲과 활엽수들이 우거져서 가을에 붉은 단풍과 맑은 계곡수가 어울려 너무 아름답다”고 자랑한다.

봉화군 명호면 도천리에는 태백산에서 발원한 낙동강 본류와 운곡천이 만나 경북에서 최적의 래프팅 코스로 꼽히는 매호유원지(명호유원지)가 있다. 은어, 잉어 등이 많이 서식해 예로부터 낚시터로 이름났다. 500여년 전 안동 권씨 사온이라는 이가 낙동강과 운곡천이 만나고 태백산맥과 일월산맥 황우산의 교차점으로 산수가 수려하고 매화꽃이 떨어지는 형국이라 하여 매호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에 행정구역 개편으로 명호라고 불리게 되었다.

35번 국도로 안동, 청량산을 거쳐 이곳 명호면과 삼동재를 지나 노루재, 늦재를 넘어 태백시로 이어지는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그만이다. 특히 명호우체국에서 삼동휴게소로 넘어가는 범바위 전망대에 서서 매호유원지 아래로 산봉우리를 태극문양으로 휘돌아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는 전망은 더할 나위 없다.

봉화/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구마계곡 입구마을인 잔대미마을 당숲 앞 현동천 개울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여행 정보

강원도 태백산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봉화군은 청옥산과 선달산, 각화산, 문수산, 비룡산, 일월산 등 1천미터가 넘는 고봉들이 굽이굽이 맑고 깊은 계곡을 이룬다. 구마계곡을 비롯해 열목어 서식지인 백천계곡, 홍점계곡, 반야계곡, 사미정계곡, 참새골, 우구치계곡 등은 때묻지 않은 청정함을 간직하고 있다.

한편 봉화군 봉성면 봉성장터에서는 오는 26~27일 예부터 전승되어 오는 토속음식인 돼지숯불구이 요리축제(054-672-9001)가 벌어진다. 올해 제10회째를 맞는 이 행사에 찾아가면 봉화에서 기른 암퇘지 고기를 소나무 숯불로 구워내 담백하고 독특한 솔향기가 밴 돼지불고기 맛을 즐길 수 있다. 풍물 시연과 전통놀이 시연도 곁들여진다.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만종분기점→55번 중앙고속도로→풍기나들목→영주·봉화 방면 28번 국도→ 영주→봉화→봉화군청 앞 울진방향 36번 국도(좌회전)→춘양→현동 방면 35번 국도→노루재 터널→ 소천면 현동리 삼거리→태백 방면 35번 국도(좌회전)→고선2리 마을 표지석에서 좌회전→잔대미 마을(백담마을)→구마계곡(고선계곡).

대중교통으로는 봉화 공용버스터미널(054-673-4400)에서 태백행 버스(하루 11회 운행)를 타고 현동에서 내려서 택시를 이용한다. 철도는 영동선 봉화역(054-672-7788)이나 현동역(054-672-7688)에서 내린다.

♤묵을 곳: 고선리 명산랜드(054-673-9966)는 깨끗한 여관, 송이불고기와 토종닭백숙 식당(명산가든), 옥돌 게르마늄 온천사우나시설을 한꺼번에 갖췄다. 구마계곡 내에서는 구마황토민박(054-672-7367) 등 민박집이 서너 곳 있다. 또 구마계곡 끝마을인 간기마을에 안창수씨(054-672-7365)가 유일한 민박을 열고 있다. 매호유원지 앞에 한옥 민박(672-1007), 낙동민박(672-1309) 등 민박집 6곳 정도가 있다.

♤먹거리: 구마계곡 부근 소천면 고선1리 31·35번 국도변 대풍정식음소(054-673-2567)는 산채비빔밥과 시래기를 넣은 구수한 된장찌개, 산나물 반찬으로 이름난 식당이다. 매호유원지에는 호수가든(054-673-7873)과 청하식당(054-672-1385) 등 민물매운탕 전문식당 10여곳이 있다. 봉성면 동양리에 있는 용두식당(054-673-3144)는 송이돌솥밥과 송이전골, 송이불고기, 송이구이 등 송이요리 전문식당으로 잘 알려져 있다.

♤문의할 곳: 봉화군청(www.bonghwa.go.kr) 관광진흥담당 (054)679-6394. 소천면사무소 (054)672-7301. 명호면사무소 (054)672-9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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