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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7.27 22:04 수정 : 2006.07.27 22:47

봉곡사 가는 오솔길에는 울창한 송림이 감싸고 있어 고즈녁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쏟아지는 옥류계곡 더위가 싸악~
돌담 민속마을·천년고찰 그림처럼

아산 송악면 강당골·봉곡사

지긋지긋한 장마가 끝나고 불볕더위가 시작됐다. 장마 때문에 피서를 떠나지 못한 이들이라면 충남 아산시의 남쪽 송악면 일대로 가봄직하다.

광덕산 아래 강당골에서 피서를 즐긴 뒤 외암민속마을, 천년고찰 봉곡사, 송악저수지를 둘러보고 근처 도고온천이나 온양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어서 가족여행지로 알차다.

아산시와 천안시에 걸쳐있는 광덕산(699m)은 예부터 산세가 크고 넉넉해서 덕이 있는 산으로 고찰 광덕사와 잣나무군락, 장군바위, 강당사 등 볼거리가 많다. 산이 그리 높지 않고 험하지 않아 가족단위의 등산으로 알맞으며 산 중턱까지 임도가 잘 닦여있어서 산악자전거를 즐기려는 이들도 즐겨 찾는 편이다. 광덕산 남서쪽 자락인 송악면 강당리에 자리잡은 강당골은 양화담이라고도 불리는데 고목이 우거진 수려한 계곡과 넓은 암반 위로 흐르는 맑고 차가운 계류로 여름철 피서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강당골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입구에 들어서자 오른편으로 잘 다듬어진 등산로가 나타난다. 계곡에 걸쳐있는 나무 다리를 건너니 시원스레 쏟아지는 옥류 계곡을 따라 임도가 뻗어있다. 강당골 계곡 들머리에 있는 강당사에는 조선 숙종 때 외암 이간 선생이 유학을 강론하던 관선재가 있으며 외암문집도 보관돼 있다. 등산길은 심산유곡의 정취를 맛볼 수 있는데 정상에 오르자 차령산맥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과 송악저수지 등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강당골 아래 외암리에는 설화산 자락에 충청도 고유 격식인 반가의 고택과 초가, 돌담길, 정원 등이 잘 보존돼 조선시대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는 외암민속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1999년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제236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는데 약 500년 전에 이 마을에 정착한 예안 이씨 일가가 살고 있다. 강당골에서 흘러내린 개울물이 마을 앞을 지나는데 돌다리를 건너자 60여호의 마을을 지키는 네개의 나무 장승이 반긴다.

외암리 민속마을에는 충청도 고유격식인 반가의 고택과 초가, 돌담길, 정원 등이 잘 보존돼 있다.

늙은 소나무 언덕을 넘어 마을에 들어서니 옛 모습을 간직한 기와집과 초가집들을 비롯해 디딜방아, 연자방아, 물레방아 등 정감 어린 민속유물들과 마주친다. 특히 밤나무와 감나무, 살구나무, 은행나무 사이로 이끼와 담쟁이덩굴로 뒤덮인 돌담길이 정겹다. 어른 어깨 높이의 돌담 아래 고샅길과 돌담 너머 집집마다 앞마당에는 접시꽃과 능소화, 나리꽃, 봉선화 등이 수줍게 피어있다. 이 참판댁과 영암군수댁 등은 정원이 아름다워 드라마 〈덕이〉와 〈야인시대〉, 영화 〈취화선〉, 〈태극기 휘날리며〉 등의 무대로 이용되기도 했다.


광덕산 남서쪽 자락에 자리잡은 강당골은 울창한 숲과 넓은 암반 위로 흐르는 맑고 차가운 계류로 여름철 가족단위의 피서지로 알맞다.

송악면 유곡리 봉수산 북쪽 자락에 숨어있는 봉곡사는 절로 들어가는 700여미터 오솔길이 울창한 송림이 감싸고 있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안긴다. 오솔길을 오르자 오른편으로 개울물 소리가 귀를 간지럽히고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 온몸을 감싸는 솔향기가 몹시 청량하다. 그러나 노송들의 밑동에는 일제 강점기에 송진을 공출하려고 나무에 상처를 내어 송진을 채취해간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안타깝게 만든다.

마을 주민 이종덕(51·농업·송악면 유곡리1구 깊은골마을)씨는 “수령이 100년이 훨씬 넘은 늙은 소나무로 우거진 길이 몇년새 입소문을 타면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아졌다. 주로 봄, 가을에 많이 찾아온다”고 귀띔했다.

소나무숲이 끝나고 만나는 돌다리를 건너자 산비탈 아래 대나무숲을 등지고 자리잡은 고풍스런 대웅전과 요사체, 향각전의 아담한 모습들이 청정도장만이 지니는 정갈한 멋을 느끼게 한다. 돌계단을 걸어 절 왼쪽 언덕에 있는 삼성각에 오르니 절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요사 뒤편에 지대를 낮춰 만든 측간과 허드레광이 흥미롭다. 신라 51대 진성여왕 원년(887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진 이 절은 만공선사께서 을미년(1895년) 7월에 법계성을 깨닫고 오도송을 읊은 불교 성지로 유명하다. 절 입구 다리 왼편 낮은 언덕에 세계일화(世界一花)라는 만공 스님의 친필이 새겨진 탑이 서 있다. 절 뒤 산길로 2㎞쯤 오르면 봉황의 머리를 닮았다는 봉수산 정상(534m)과 만난다.

봉곡사 아래에는 봉수산에서 흘러내린 유곡천의 물로 이뤄진 송악저수지가 자리잡고 있어 씨알 굵은 붕어와 잉어, 향어를 낚으려는 강태공들이 모여든다. 아산시에서 가장 큰 저수지로 저수지 제방에서 오른쪽으로 호반길이 약 1.6㎞, 왼쪽으로 산을 끼고 도는 길은 약 1.7㎞가 이어져 한적한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알맞다.

아산/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그놈 참 달다
봉화·영덕·양양 은어축제 제맛

무더운 여름철 입맛을 잃고 기운이 떨어질 때 먹는 보양음식으로 은어가 최고의 별미다.

맑은 1급수에서 자라는 은어는 산란기를 앞둔 6월부터 8월까지가 제철인데 지방이 풍부할뿐더러 유리아미노산 중에서 단맛이 가장 강한 ‘그리신’과 ‘프롤린’이 많아 가장 맛이 좋을 때다. 큰뼈를 발라내고 통으로 썰어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굵은 소금을 살짝 쳐서 숯불 석쇠에 구워 먹어도 좋거니와, 기름에 튀겨 초간장에 찍어 먹거나 매운탕 등 어떻게 요리해도 별미로 빠지지 않는다.

은어의 계절을 맞아 경북 봉화와 영덕, 양양 등 동해안에서 은어축제가 잇따라 열려 피서여행에 즐거움을 더한다.

봉화군에서는 8월2일부터 6일까지 낙동강 상류 내성천에서 ‘내성천 은어축제’가 펼쳐진다. 봉화는 동해안으로 흘러드는 울진 왕피천, 삼척 오십천, 서귀포 강정천, 양양 남대천과 함께 은어 산지로 이름난 곳이다. 축제 기간에는 대형주차장, 야영장이 무료로 제공되며 체험장에서 잡은 은어는 무료로 숯불구이장에서 구워먹을 수 있다. 또 가짜 씨은어를 미끼로 한 ‘놀림낚시’로 낚는 은어잡이, 맨손잡이, 야간고기잡이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며, 자연사박물관, 역사박물관과 함께 열목어와 산천어, 쉬리 등 민물고기와 도예, 지방특산물이 전시된다. 봉화군청 문화체육관광과(054-679-6391, 679-6371~3).

또 경북 영덕군 장사해수욕장과 오십천변 둔치에서는 29일과 30일 이틀간 은어잡이 체험행사를 포함한 여름축제가 벌어진다. 반두와 삼태기로 은어잡이를 비롯해 은어구이 체험, 전통 후리그물 끌기, 어린 물고기 놓아보내기, 오징어와 넙치 잡이, 민물고기 잡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또 부대행사로는 영덕 복숭아 품평회가 열려 품질 좋은 복숭아를 값싸게 살 수 있다. 영덕군청 문화관광과(054-730-6396).

강원도 양양군 서면 용천리 한남초교 앞 하천에서 8월3일부터 6일까지 ‘은어야 복숭아 따러 가자’라는 이름의 은어축제가 펼쳐진다. 은어잡이 체험과 은어 구워먹기 등의 행사를 비롯해 은어숯불구이 판매장이 운영되며, 용천리의 특산물 복숭아 따기 체험과 뚜거리 잡이, 물속 줄다리기, 통나무 건너기, 전통방식으로 감자 구워먹기, 밤하늘 별보기 등 다양한 행사도 함께 열린다. 용천리마을회(033-672-3618), 양양군청 문화관광과(033-670-2723~4).

정상영 기자

여행 정보

온천의 고장으로 잘 알려진 아산시는 서울에서 기차, 고속버스 등 대중교통이나 자동차로 2시간 안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모신 현충사(544-2161)를 비롯해 맹사성고택(546-3027), 100여년의 역사가 깊은 공세리성당(533-8181),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민속자료관인 온양민속박물관(542-6001), 연꽃이 아름다운 전통사찰 인취사와 세심사, 보문사 등 전통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지역번호 (041).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천안나들목→21번 국도 아산(온양) 방면→삼성전자 신도리코를 끼고 좌회전→구온양 사거리에서 39번 국도→외암리 민속마을→강당골.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나들목→아산호→ 39번 국도→외암리 민속마을→강당골. 서울역→온양온천역(1시간 30분). 서울강남터미널→아산.

▶쉴 곳: 온양온천·아산온천·도고온천 등 온천지역에 호텔과 여관들이 몰려 있다. 특히 동양 4대 유황온천 중의 하나로 꼽히는 도고온천의 파라다이스호텔(542-6031)에서는 7월15일부터 8월15일까지 국내 유일하게 3천평 규모의 온천수영장을 개장해 일반인들도 온천수 수영을 즐길 수 있다. 또 외암리 민속마을에서는 팜스테이(544-8290, 543-3967)를 할 수 있다.

▶먹거리: 강당골에는 강당골휴게소(543-4407)가 소문난 닭백숙 전문식당이다. 외암리 민속마을 입구에 도토리묵과 잔치국수 등을 파는 식당들과 민속마을 내에 청국장과 된장찌개, 김치전 등을 파는 집들이 더러 있다. 염치읍 방현리의 방수마을(544-3501~4)은 재래식으로 직접 담근 된장·간장과 각종 장아찌 등 토속 밑반찬을 내는 한정식집이다. 송악면 강장리 오형제고개에 향토길 추어탕(544-2118)은 일반 미꾸라지보다 더 크고 살이 많은 동굴이라는 미꾸라지로 추어탕을 끓여낸다.

▶특산물: 외암리 민속마을에서 연꽃잎으로 담은 지방무형문화재 민속주인 연엽주(543-3967), 탕정포도로 담은 포도주(산골농원 54-8944) 등을 살 수 있다.

▶주변 관광지: 세계 유명 꽃과 식물 1천여 종을 모은 실내 식물원인 세계꽃식물원(www.asangarden.com. 544-0746~8)에서는 요즘 연꽃과 백합, 타이꽃인 쿠르크마 등이 활짝 핀 모습을 볼 수 있다. 영인산 자연휴양림(540-2479)에서는 삼림욕과 수영, 등산은 물론 통나무집에서 숙박도 할 수 있다.

▶문의: 아산시청 문화관광과(www.asan.go.kr. 540-2468), 외암민속마을(www.oeam maul.co.kr. 544-8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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