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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7.05 21:19 수정 : 2006.07.05 21:26

독자 맛집 청주 ‘레드차이나’

중국 쓰촨성과 충청도가 맛으로 연결된 곳. 충북 청주의 ‘퓨전’(여럿이 녹아서 하나로 합쳐 지는 것) 중국 요리 전문점 〈레드 차이나〉을 소개합니다.

우리는 중국집에서 피할 수 없는 고민에 빠지곤 하죠. ‘자장면? 짬뽕? 아니면 볶음밥?’ 월드컵 대표팀의 골 결정력보다 약한 나의 메뉴 결정력을 원망하는 식당 아주머니의 눈치를 보며 서둘러 하나를 주문하지만, 곧 이어 밀려오는 후회. 자장면을 먹으면서도 짬뽕 생각, 짬뽕을 먹으면서도 자장면 생각. 〈레드 차이나〉에서는 이런 유약한 손님들을 위해 푸짐한 점심 세트를 제공합니다. 이름 하여 ‘장비의 심통’, ‘유비의 낭만’, ‘관우의 여유’. 이 3종 세트는 자장면과 쓰촨 짬뽕, 새우 볶음밥을 기본으로 구성. 여기에 탕수육, 중새우 칠리소스, 매운 깐풍 새우를 옵션으로 선택해 먹을 수 있는 최고 인기 메뉴입니다.

고향 돌아온 호텔경력 10년 요리사, 중국 쓰촨성과 충청도 맛 섞어 섞어…
불교운동가 아내 만나 ‘한겨레’ 인연

하지만 정작 〈레드 차이나〉의 대표이자 요리사인 김계현(38·독자)님이 추천하는 메뉴는 ‘쓰촨 팔보채’와 ‘삼겹살 어향 핫소스’.

“청주 사람들이 매운 맛을 좋아해요. 그래서 중국의 매운 쓰촨 요리로 전문화한거죠. 사실 ‘삼겹살 어향 핫소스’는 삼겹살을 중국식 향재료로 5시간 동안 삶고 쪄서 만드는 최고급 호텔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급 요리지만, 삼겹살을 좋아하는 이 곳 사람들에게 반응 좋습니다.”

백문불여일식.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먹는 것보다 못한 법. 체면불구하고 젓가락 쉴 틈 없이 맛 본 요리에 중국 음식에 대한 고정관념이 단 번에 깨집니다. 특유의 느끼함 없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자장면의 뒷맛, 야물게 씹히는 새우 살, 입 안에 넣자마자 스르르 녹아 넘어가는 삼겹살. 매콤하지만 전혀 자극적이지 않은, 재료들의 고유의 맛이 느껴지는 요리였죠.



알고 보니 김 대표님은 서울 유명 호텔에서 10년 이상 근무해 온 베테랑 요리사라고 합니다. 귀한 인재가 이런 곳에 계시다니 안타까움도 잠시. 처음 요리를 배울 때부터 고향인 충청도에서 식당 하는 것을 계획하셨다는데, 3년 전 청주로 내려와 고향 사람 입맛에 맞는 음식을 만들고 계시니 꿈을 이루신거죠.

사실 〈레드 차이나〉의 진정한 퓨전은 요리 보다 김계현(38), 윤금선(42) 부부 독자님입니다. 불교 운동가 출신의 방송작가와 4살 연하 요리사와의 만남. 서로 다른 환경 탓에 다툼이 있을 법도 하지만 그 다른 환경 덕에 더 넓은 세상을 살 수 있다고 말합니다.

“처음 아내를 만났을 때, 운동권 출신이라고 해서 ‘취권’, ‘학권’ 같은 운동을 말하는 줄 알았어요. 아내 덕분에 한겨레신문도 보기 시작했고, 내가 몰랐던 세상을 알게 해주는 아내가 고맙죠”

“남편은 아이들 손님이 와서 자장면을 먹고 있으면, 탕수육을 서비스로 줄 정도로 마음이 좋아요. 이윤에 얽매이지 않고 계속 연구하는 프로다운 모습도 보기 좋죠”

쑥스럽다며 가게와 메뉴 자랑은 간단하게 끝내시더니, 서로를 ‘최고의 요리사’, ‘최고의 지배인’이라 부르는 칭찬에는 아낌이 없습니다. ‘인생 뭐 있겠어?’라며 건조한 삶을 사시는 분들을 위해 〈레드 차이나〉를 추천합니다. 퓨전 부부의 행복 바이러스가 인생의 또 다른 맛을 보여드립니다.

위치 : 청주시 금천동 경희아파트 앞
전화 문의 : 043-259-2233

윤지혜/하니바람 편집위원 wisdom@hani.co.kr
김윤섭/포토그래퍼 outskirt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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