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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11 10:23 수정 : 2019.10.11 17:48

“BTS콘서트에서 찰칵”지난 1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방탄소년단의 10대 팬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리야드/연합뉴스

11일 비아랍권 가수 최초 스타디움 공연…"팬들 만날 생각에 설레"
빅히트 "3만명 규모"…입국장부터 리허설 현장 밖까지 팬들 환호

“BTS콘서트에서 찰칵”지난 1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방탄소년단의 10대 팬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리야드/연합뉴스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각) 저녁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랜드마크가 방탄소년단을 상징하는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방탄소년단이 11일 오후 7시 30분 킹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월드투어 '러브 유어 셀프: 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 SPEAK YOURSELF) 공연을 개최하는 데 대한 환영의 의미다.

직접 차를 타고 둘러본 리야드 중심부의 상징적인 건물인 킹덤 타워, 올라야 타워, 알 파이살리야 타워 등은 일제히 보랏빛을 띠었다. 트위터에도 "아랍 아미(팬클럽)는 완전히 준비됐다"는 글과 함께 타워 사진들이 잇달아 올라왔다.

방탄소년단의 이번 무대는 사우디에서 비아랍권 가수 최초로 열리는 스타디움 공연이다. 이들은 2016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한류 박람회 케이콘에서 공연해 중동 무대가 처음은 아니지만, 3년 만에 대중문화가 척박한 땅에서 스타디움 입성이란 역사적인 걸음을 뗀다.

길게 늘어선 사우디아라비아 BTS팬들아바야를 입은 팬들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광장에 마련된 굿즈 부스에서 방탄소년단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리야드/연합뉴스

◇ 굿즈 부스에 아바야 입은 팬들…"형언할 수 없는 빅 이벤트"

방탄소년단이 10일 오전 두바이를 경유해 리야드에 입성하자 입국 현장과 SNS에서는 팬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아바야(목부터 발목까지 가리는 검은색 긴 통옷)를 입은 100여 명의 팬이 공항을 찾았으며, 트위터에는 '#BTSinRiyadh', '#RiyadhWelcomesBTS'란 해시태그가 실시간 트렌딩에 올랐다.

이날 오후 킹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내 광장에 마련된 공식 굿즈(팬 상품) 판매 부스에는 아미봉과 티셔츠, 포토집 등을 사려는 아랍계 여성들이 줄을 이었다. 아미봉 등 몇몇 상품은 순식간에 매진됐다.

이곳에 모인 팬들은 대부분 10~20대가 주축으로 아바야에 히잡, 니캅, 차도르를 각기 썼다. 일부는 종교적인 관습에 따라 사진 촬영에 난감해했지만, 대다수 팬이 한국 취재진에 친근하고 호의적이었다. 12살, 13살이란 초등학생 소녀들은 "한국어를 각기 4년, 2년 공부했다"며 수줍게 다가와 서툰 한국어로 인사했다.

엄격한 이슬람 율법과 보수적인 문화로 미국이나 유럽에서처럼 공연장 인근에서노숙하거나 텐트촌이 형성되진 않았지만, 사우디뿐 아니라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 등지에서 온 아랍 아미들의 열기도 만만치 않았다.

굿즈 판매 부스에서 만난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대형 사진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형언할 수 없는 빅 이벤트"라고 기뻐했다.

길게 늘어선 BTS굿즈 구매 줄 지난 10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의 콘서트가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 마련된 굿즈 부스에서 팬들이 방탄소년단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리야드/연합뉴스

이들은 "방탄소년단이 우리의 삶을 바꿔놓았다"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사우디의 대학생 하이파(19) 양은 "방탄소년단을 알면서 저를 온전히 바라보게 돼 다른 꿈, 다른 라이프를 갖게 됐다"며 "또, 다른 나라 국적 사람들과 릴레이션 십을 돈독히 하면서 오픈 마인드가 됐다"고 설명했다.

3시간 차를 타고 리야드에 왔다는 고등학생 자나(17) 양도 "방탄소년단 음악을 통해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기 시작했다. 방탄소년단이 내 삶을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많은 팬이 K팝을 접한 경로는 유튜브 등 온라인이나, K팝을 좋아하는 주위 사람들을 통해서였다.

하노프(21) 씨는 "지인을 통해 유튜브를 보며 방탄소년단을 알았다"며 "예전엔 미국 팝이 인기였지만 지금은 이곳에서 K팝이 더 인기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아랍 아미들은 사우디 콘서트에 오는 다른 아미들을 위한 굿즈를 만들고, '멀리 하늘에서 빛난 별이 봤는데, 이제 이 별이 내 옆에 있다', 'BTS ARE OUR HOBI'(방탄소년단은 우리의 사랑이란 뜻)란 글귀의 배너도 제작했다.

같은 날 저녁 리허설 현장 밖에는 아바야를 입은 팬들이 아미봉을 흔들며 멤버들 이름과 "BTS"를 외쳤다. 멤버들이 머문 호텔에도 아랍 아미들이 모여들었다.

한국 아미들도 사우디 공연까지 원정 관람을 오는 열의를 보였다. 10일 리야드 공항 입국장에서 만난 40대와 30대 여성 팬은 "사우디 정부가 지난달 28일부터 외국인(한국을 포함한 49개국 국적자)에게 관광 비자를 발급하면서 올 수 있었다"며 "온라인으로 신청한 지 30분도 안 돼 비자가 발급됐다. 함께 뜻을 모아 온 아미가 11명가량 된다"고 말했다.

BTS 상징색으로 물든 사우디아라비아 랜드마크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랜드마크인 킹덤타워(왼쪽)와 알 파이살리야 타워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 상징색인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다. 리야드/연합뉴스

◇ 빅히트, 이슬람 정서 고려해 준비…"몇몇 안무 수정"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무대 설비와 시야 확보 등을 고려해 이번 공연을 3만석 규모로 개최한다. 또 미국과 유럽 등지에선 온라인으로만 티켓을 판매했지만, 이번엔 현장 판매를 동시 진행했다.

빅히트 관계자는 "사우디는 온라인 판매만 할 경우 관객들이 비자 문제로 입국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이곳에서만 현장 판매도 병행했다"며 "티켓 마스터에서 한 온라인 판매는 일찌감치 매진됐으며, 현장 판매는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빅히트는 방탄소년단이 중동 지역에서 여는 첫 대규모 콘서트란 점에서 만반의 준비도 했다.

사전에 댄서 등 출연진과 직원들에게 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교육을 여러 차례 진행했으며, 단체로 아바야를 구매해 여성 스태프가 입도록 권장했다. 지난달 말 사우디 정부가 외국인 여성이 어깨와 무릎을 드러내지 않으면 반드시 아바야를 입지 않아도 된다고 복장 규정을 완화했지만, 현지 문화를 존중하겠다는 차원에서다.

또 공연에서는 가사 수정 없이 기존 레퍼토리를 무대에 올리지만, 몇몇 안무는 바꾸기로 했다. 이 관계자는 "현지 정서를 고려해 멤버가 복근을 노출하거나, 멤버들의 친밀한 동작은 수정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8월 서울을 시작으로 달려온 투어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며 "감회가 새롭다. 내일 팬들을 만날 생각에 무척 설렌다. 최고의 공연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공연은 네이버 브이라이브 플러스를 통해 독점 생중계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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