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08 19:32
수정 : 2019.10.08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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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빚은 백자 항아리를 보고 있는 권대섭 작가. 사진 박여숙화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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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달항아리’ 권대섭 개인전
박여숙화랑 이태원시대 개관 기념
‘103살 현역’ 김병기 화백의 조카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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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빚은 백자 항아리를 보고 있는 권대섭 작가. 사진 박여숙화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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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항아리’ 대표 작가로 꼽히는 권대섭(67]) 도예가는 10일부터 새달 11일까지 서울 이태원 박여숙화랑 새 사옥에서 개관 기념전을 연다.
1983년 청담동에서 화랑가 강남시대를 열었던 박여숙화랑은 36년만에 용산구 소월로에 지하2층·지상4층 건물을 신축해 이날부터 이태원시대를 시작한다. 2개층에 연면적 250평 규모인 갤러리에서 열릴 ‘권대섭 개인전’에서는 작가를 상징하는 달항아리부터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작품을 두루 선보인다.
애초 홍익대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권 작가는 인사동에서 우연히 본 백자에 끌려 독학으로 도예의 세계를 일궜다. 1979년부터 5년간 일본 규슈 나베시마요에서 1590년대 임진왜란 이후 조선 도공들의 이야기를 추적하며 우리 전통기법을 공부했다. 그는 1995년에야 덕원미술관에서 첫 국내 전시를 열었다. 경기도 광주 팔당에서 손수 전통 흙가마를 열고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작품을 만들고자 노력한다'는 철학으로 40년간 몰두해온 그의 달항아리는 ‘한국미의 정체성’과 ‘현대 미니멀리즘’의 결합으로 외국에서 먼저 인정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영국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추정가 3배에 가까운 5만2500파운드(약 7700만원)에 낙찰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벨기에 화랑 악셀베르보르트는 유럽 컬렉터들에게 소개하는 ‘권대섭 작품집’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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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권대섭(왼쪽) 작가가 경기도 광주시 팔당에 있는 집을 처음 방문한 아내의 삼촌 김병기(오른쪽) 화백에게 직접 빚은 다완에 말차를 우려 올리고 있다. 사진 김경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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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최고령 현역화가 김병기 선생의 조카사위이기도 하다. 지난 2017년 <한겨레> ‘길을 찾아서’에서 연재한 김 선생의 ‘세기를 그리다’ 회고록을 보고, 평양 출신인 부인 김지영씨의 선친과 김 선생이 사촌형제 사이란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김 선생이 1965년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친척들과 연락이 끊기는 바람에 서로 존재를 몰랐던 이들은 2017년 5월 첫 상봉을 했다.
박여숙화랑은 “작가의 단련된 예민함과 자연의 힘이 결합해 작업의 뛰어난 질과 연속성을 이뤄내는 것”이라면서 “언뜻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백자 항아리는 적당한 두께로 성형됐을 때 비로소 활달하고 시원한 감정을 가진다”고 권 작가의 작품을 소개했다. (02)549-7575.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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