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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0.28 08:39 수정 : 2019.10.29 02:45

올해 백제 고도인 충남 공주 반죽동 주택가 유적에서 무더기로 나온 ‘대통’명 기와들. 하단에는 ‘대’자만 새겨진 기왓장도 보인다.

공주 반죽동 유적에서 최근 출토돼
일제강점기 1점 출토된 선례밖에 없어

실체 파악된 한반도 최초의 사찰유적
대형건물 서까래잇는 연꽃무늬 기와도

올해 백제 고도인 충남 공주 반죽동 주택가 유적에서 무더기로 나온 ‘대통’명 기와들. 하단에는 ‘대’자만 새겨진 기왓장도 보인다.

백제의 가장 오래된 불교 사원이며, 구체적인 실체가 파악된 한반도 최초의 사찰 유적으로 웅진주(공주)에 527년 지었다는 기록이 <삼국유사>에 전해지는 대통사의 생생한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절터 일대로 추정되어온 충남 공주 반죽동 주택가를 올해 추가 발굴하는 과정에서 절 이름인 ‘大通(대통)’이란 한자가 뚜렷하게 새김된 명문 기와들이 해방 뒤 처음 확인됐다.

<한겨레>가 문화재청과 학계를 취재한 결과, 충남역사문화연구원과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은 올해초부터 발굴해온 충남 공주시 반죽동 176번지와 205-1번지 일대 주택가 터에서 `大通(대통)‘ 명문을 도장 모양으로 찍은 기와(인장와)들과 대형 건물 서까래가 이어진 처마 끝부분 수막새 부재인 연꽃무늬 와당, 무늬없는 전돌(무문전) 따위를 발굴한 것으로 28일 밝혀졌다. 유적에서는 또, 통일신라시기의 귀신 혹은 용 문양 기와와 `대통사’란 명문을 새긴 고려시대의 기와 등도 수습되었다.

사찰 건물의 서까래를 이은 것으로 추정되는 연화문 와당 조각들.

<한겨레>가 단독입수한 자료와 사진들을 보면, 핵심적인 유물은 `大通(대통)‘ 명문을 찍은 너댓점의 인장와들이다. 황갈색 숫키와 표면에 동그란 인장 윤곽을 두르고 `大通’명문이 선명하게 찍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통‘이란 이름이 명확하게 찍힌 백제 기와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일본인 교사이자 고고학애호가였던 가루베 지온이 반죽동 당간지주(보물) 유적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한 점(현재 국립공주박물관 소장품)이 출토된 바 있다. 이번에 발굴된 `대통’명문 기와는 절 명문이 온전하게 찍힌 기와로는 해방 뒤 처음 확인되는 것이다. 가루베 지온이 80여년전 발굴한 명문기와와 글자체가 비슷하나, 일부는 `大‘자와 `通’자가 엉켜붙은 독특한 모양새가 처음 보인다. 온전한 명문기와 5점이 무더기로 출현했다는 점에서 반죽동 일대가 대통사 영역일 가능성을 사실상 확증해주는 물증으로 평가된다. 앞서 지난해 3월 한얼문화유산연구원이 이번 발굴현장의 남쪽인 반죽동 197-4번지 한옥 주택터에서 조사했을 당시에는 '대통'으로 짐작되는 글자를 찍은 인장와가 나왔으나, '大’자가 사라지고, '通‘자의 일부 윤곽만 남은 것이었다.

공주시 반죽동 대통사 관련 유적 현장. 파들어간 지층 단면이 보이는데, 아래의 백제시대 유적층과 위쪽의 통일신라 유적층이 겹겹이 쌓인 모습이다.

이번 조사에서 명문기와와 별개로 주목되는 것이 건물의 서까래로부터 이어져 처마를 이은 것으로 추정되는 연꽃무늬 와당이다. 와당을 놓은 규모를 추정해 볼 때 대형 건물에 쓰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백제 웅진, 사비 시기의 주요 건물에 들어갔던 무늬없는 전돌 출토품도 함께 나왔다는 점으로 미뤄 대형 사원 등에 쓰인 건축 부재가 반죽동 일대에 집중적으로 묻혀있다는 점이 지난해 조사에 이어 더욱 확실해졌다고 볼 수 있다. 학계가 기대해온 금당이나 강당터 같은 절의 구체적인 건물터 윤곽은 이번 조사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절의 영역으로 추정되는 대지를 조성하기 위해 뻘층 위에 초석열을 놓은 흔적은 확인됐다. 이밖에 통일신라기의 귀신 혹은 용무늬 기와, 고려시대 `대통사‘ 명문이 새겨진 기왓장 등이 나와 대통사가 적어도 고려시대까지 존속했다는 점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반죽동 한옥신축터 유적은 지난해 조사 당시 1만점 이상의 기와조각들과 대통사 관련 추정 유물들이 쏟아지면서 지난 5월 문화재위원회가 학계 전문가들의 보존의견을 수렴해 사적 지정과 조사구역 확대를 결정한 바 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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