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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0.01.02 10:11 수정 : 2020.01.02 10:13

‘이우석놀고먹기연구소’. 사진 이우석 제공

향이네 식탁

‘이우석놀고먹기연구소’. 사진 이우석 제공

최근 한 단체 대화방에 ‘띠링’ 하고 뭔가 올라와서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한장의 사진이었는데, 자세히 살피니 웃음이 팝콘처럼 터졌지요. ‘이우석놀고먹기연구소’라고 적힌 문패 사진이었습니다. 놀고먹기 위해서 연구소까지 차려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1월께 본격적으로 이 연구소를 운영할 이우석(48) 소장과 통화를 해보니 그럴싸하더군요. 그는 “요즘 우울증을 앓는 이도 많은 데다가 한국은 자살율도 높다”며 “즐기고 놀고 맛있는 거 먹는 데에서 삶의 가치를 진단하고 처방하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라이프스타일 제약회사’란 콘셉트의 ‘이우석놀고먹기연구소’는 ‘라이프스타일 영양제’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스트레스가 우리를 집어삼키는 시대입니다. 하얀 햇살에서도, 까만 밤하늘에서도 낭만을 찾기 어려운 강퍅한 일상이죠. 우리는 불안의 노예가 된 지는 오래입니다. 이성은 몰락했고, 무지와 억측, 부조리가 판치죠. 세상은 가파른 낭떠러지로 우리를 자꾸 밀어냅니다. 거짓은 높다란 사다리를 타고 승승장구하면서 우리를 옥죄죠. 이런 시대에 필요한 건 뭘까요? 즐겁게 먹고 마시는 시간 속에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우석 소장은 본래 글쟁입니다. <스포츠서울>에서 22년간 기자로 일했습니다. 그중 레저·여행·식도락 콘텐츠만 17년간 다뤘죠. 좌중을 압도하는 개그를 펼치는 기자로 유명합니다. ‘언어유희’ ‘포복절도’ ‘유쾌한 웃음’ 등은 그의 성정을 압축하는 단어들입니다.

2020년 새해에 새로운 길을 선택한 이가 그뿐이겠습니까. 솜사탕처럼, 반짝이는 설탕처럼 하얀 눈밭에 자신의 새 발자국을 찍고 싶은 이들이 많습니다. 새해 결심을 다지기 위해 너도나도 어디론가 떠나는 1월. ESC가 준비한 것은 솜사탕처럼, 반짝이는 설탕처럼 하얀 눈밭입니다. 김선식 여행기자가 오른 해발 1572.9m의 함백산에 핀 눈꽃은 다이아몬드보다 영롱하더군요. 꾹꾹 발자국을 찍어보라고 이 소장에게 권했더니 그가 말하더군요. “雪내린 설렘, 고원을 GO ON 하다!” 웃음 팝콘이 또 터졌습니다.

박미향 팀장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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