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9.25 20:29
수정 : 2019.09.25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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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몽탄.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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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이네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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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몽탄.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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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풍, 쇼, 고기. 이 세 가지는 최근 뜨고 있는 ‘힙’한 식당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서울 용산구에 있는 고깃집 ‘몽탄’이 대표적이죠. 문 연 지 얼마 안 된 몽탄은 예약도 쉽지 않고, 최소 30분은 기다려야 한다는군요.
도착하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건물입니다. 굵은 벽돌이 촘촘히 박힌 건물은 목포나 군산 등에 있는 1930년대 가옥처럼 보이죠. 일제강점기 때나 있을 법한 외관이랍니다.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의 세트장 같기도 합니다.
들어가면 눈을 확 사로잡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뭔가를 태우는 냄새가 코끝에 와 닿는데, 가만히 살피면 석쇠에 넣은 고기를 종업원이 짚불에 굽고 있어요. 불길이 확 타오릅니다. 볼거리죠. 종업원의 불쇼는 손님을 끌어들이는 유인책 중 하나입니다.
차림표엔 여러 가지 고기 메뉴가 있는데, 20~30대가 가장 많이 찾는 건 ‘짚불삼겹살’입니다. 종업원이 식탁 위 불판에서 마저 구워줍니다. 자른 고기가 산처럼 쌓여요. 그것만으로도 재미있지요. 이젠 식당이 성공하려면 맛만으로는 승부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군요.
외식업계에서 고기는 창업 1순위 아이템입니다. 하지만 국내산 돼지고기 수급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돼지고기 전문점 주방을 수입산에 내줄 판국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우리 축산 농가에 퍼지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이죠.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이 병은 환경과 양돈 산업에 엄청난 재난을 몰고 올 듯합니다. 돼지들에게 불어 닥친 재난. 인간은 예외일까요. 태풍, 지진, 폭염 등 이미 재난은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영화 <엑시트>가 천만에 가까운 관객이 든 데는 이유가 있는 거죠.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순 없습니다. 이번 주 ESC는 재난에 대처하는 여러 가지 생존 기술을 소개합니다. 재난 대비 캠프도 열리고 있더군요.
돼지들의 생존 기술은 뭘까요? 정부가 빨리 대책 마련에 온 힘을 쏟아야 합니다.
박미향 팀장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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