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17 09:22
수정 : 2019.01.17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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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블랙미러 : 밴더스내치>의 한 장면.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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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향이네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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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블랙미러 : 밴더스내치>의 한 장면.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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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시리즈 <블랙미러>의 특별판 <블랙미러 : 밴더스내치>(이하 밴더스내치)를 공개했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얼마나 기발한 상상력이 마음을 또 사로잡을까, 디지털 시대의 감춰진 모순을 어디까지 파헤쳤을까 하는 기대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죠. 밴더스내치는 그것 자체가 신기한 요물이었습니다.
시청자가 프로게이머인 주인공 스테판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선택을 하는데, 드라마의 내용보다 인터랙티브 기술이 결국 이 콘텐츠를 규정하는 특징이었죠. 기대를 잔뜩 하고 리모컨을 이리저리 눌러 그의 일생을 선택했습니다. ‘물을 쏟는다’와 ‘아버지에게 소리 지른다’ 중 선택, ‘자신이 떨어진다’와 ‘동료가 떨어진다’ 중 선택 등 시청하는 내내 이어지는 ‘결정’은 점점 저를 지치게 하더군요. 뜻밖에 복병을 만난 셈입니다. 기대가 커서였을까요? 실망스럽더군요. 도통 스토리에 빠져 들 수가 없었어요. 결국 끝까지 시청하진 못하고 넷플릭스를 닫았습니다. 앞서 가는 게 반드시 즐거운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ESC 이번호의 우체국 이야기가 더 정이 갔어요.이제는 퇴물로 보이는 우체국엔 밴더스내치 같은 콘텐츠는 없지만, 디지털 시대를 돌파하려는 여러 가지 변신을 꾀하고 있더군요.
아무리 그래도 우표를 붙이고, 마음을 담아 꼭꼭 눌러 쓴 손편지를 전달하는 우체국이 저는 좋습니다.
박미향 팀장 mh@hani.co.kr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지난주 ESC 제작상의 실수로 지난해 12월6일치에 실린 ‘불암친구’ 54화가 지면에 실렸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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