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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1.22 09:53 수정 : 2018.11.22 09:58

블루보틀 인스타그램 갈무리.

향이네식탁

블루보틀 인스타그램 갈무리.

미국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의 한국 진출 소식을 접하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빵집 ‘타르틴 베이커리’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한 타르틴 베이커리는 한국에도 매장이 여러 개일 정도로 인기인 고급 빵 브랜드죠. 미국 오클랜드가 고향인 블루보틀과 닮은 점이 많아 보입니다. 블루보틀은 미국 클라리넷 연주자였던 제임스 프리먼이 친구의 차고에서 제조를 시작한 커피죠. (‘커피계의 애플’이라고 불리는 이유죠.) 힙스터(트렌드에 강한 세련된 이)를 가늠하는 기준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랍니다. 전 커피의 맛만큼이나 디자인이 인기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가게의 분홍빛 벽에 그려진 파란 블루보틀 병. 몸통은 허술하리만큼 똥똥하고 목은 지나치게 짧고 가늘어서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데, 이상한 점은 볼수록 마음이 편해진다는 겁니다.

처음으로 돌아가면, 타르틴 베이커리 샌프란시스코 본점에서 빵을 먹은 적 있습니다. 감동했지요. 감칠맛과 적당한 단맛, 품위와 기품이 넘치는 모양새 등,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만하다고 생각했더랬지요. 그런데 한국 매장은 그렇지 않았어요. 실망했지요. (물론 제 주관적인 판단입니다만) 고향을 떠난 맛의 한계 같은 게 느껴졌지요. 그런 경험 때문인지 블루보틀도 미국 매장과 맛이 같을까 의구심이 생기는군요.

블루보틀 인스타그램 갈무리.

세상에 없던 것이 나타나 우리 일상에 영향을 미치면 즐겁고 흥분됩니다.(그래서 일단 블루보틀의 진출을 지지할 생각이긴 합니다만) 지난해 타르틴 베이커리가 베이커리업계에서 히트를 쳤다면, 가전제품업계에선 건조기가 그랬다는군요. 올해 거의 2배 이상 팔렸다고 합니다. 덜 말라 불쾌한 냄새가 밴 옷을 후다닥 입고 출근한 적이 있습니다. 똘똘한 건조기 한 대면 그런 일은 없었겠지요. 건조기는 세탁업계의 지형을 바꿔놓았습니다. 세탁기는 낡은 것을 써도 건조기만은 최신형을 구입해야한다는 마니아도 있더군요. 세탁과 관련한 이런저런 재미난 이야기를 모아봤습니다. 경기도로 이사 간 ‘세탁 킹’ 얘기나 우리 댕댕이(멍멍이)가 묻힌 털을 깨끗이 청소해주는 가게 얘기는 흥미진진합니다.

박미향 팀장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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