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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1.08 09:18 수정 : 2018.11.08 09:34

온다빌레.

향이네 식탁

온다빌레.

“왔어! 왔어! 잘 왔어?”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건물 지하. ‘방정맞은(?)’ 시인 오은이 특유의 제스처와 말투로 저를 맞았죠. 벽엔 팝아트 풍의 그림이 걸려있고, 라이브 공연 시설도 있는 그곳은 ‘온다빌레’라는 캐주얼 레스토랑이었습니다. 시인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그 공간에 오은이 있는 이유는 박준우 요리사와 협업해 이른바 ‘식음 장사(?)’를 해보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생계로 달려드는 외식업은 아닙니다. 오은 시인은 “먹고 마시고 읽고 듣는 것을 한 공간에서 다 즐길 수 있었으면 했다”면서 “즐기는 것을 넘어서 누리는 공간, 나를 발견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더군요.

오은 시인과 박준우 요리사의 합작품, 온다빌레의 그날 풍경은 온갖 농담과 위트와 유머가 넘쳐나는 광장 같았어요. 정식 개업을 알리는 날이었기에, 그 공간엔 두 양반의 지인들로 가득했지요. 영화감독, 패션 디자이너, 음악가 등 직업군도 다양하더군요. 그들의 이력에서 뿜어 나오는 오만가지 재치는 문학계의 장르 소설처럼 희소하고 독특한 것들이었어요. 오랜만에 유쾌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답니다. 낮의 피곤과 자학이 치료되는 묘한 순간을 경험했죠. 웃음이란 그런 것인가 봅니다.

‘농담’을 키워드로 구성한 이번 ESC는 온갖 웃음 비법이 만발합니다. 개그맨 여러 명도 지면에 등장해 ‘위트 넘치는 사람이 되는 법’을 살포시 알려줍니다.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 책방’과 <한국방송>(KBS)의 프로그램 <대화의 희열> 등에 출연해 빼어난 유머 코드를 선보인 김중혁 작가도 만나봤습니다. 그가 2년 전 출간한, 스탠드업 코미디를 소재로 한 장편소설 <나는 농담이다>가 계기가 됐죠. 세상이 차가울수록, 관계가 냉혹할수록 농담이 필요합니다. 지금이 바로 그때죠. ESC가 길라잡이가 되겠습니다.

글·사진 박미향 팀장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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