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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0.18 10:43 수정 : 2018.10.18 10:46

키스 해링.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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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해링.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누리집 갈무리

미국의 사진가 ‘애니 리보비치’. 그의 작품을 볼 때마다 거대한 미학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탐험가가 된 기분을 느끼곤 했습니다. 익숙한 듯하면서도 기발한 그의 사진은 탐험가들이 즐겨 찾는 나미비아사막과 달라 보이지 않았죠. 호기심과 궁금함에 눈을 뗄 수가 없는데, 그건 마치 타클라마칸사막을 걸은 남영호 탐험가가 광활한 사막을 보고 느낀 경외감과 비슷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술과 상업의 경계를 교묘하게 줄타기한 애니 리보비치(69)의 대표 사진은 임신한 몸을 나체로 드러낸 데미 무어, 몸을 동글게 만 상태로 아내 곁에 누운 존 레넌, 우유가 가득한 욕탕에 폭 빠져있는 우피 골드버그 등 셀 수가 없을 정도죠.

그중 제가 좋아하는 작품은 특유의 문양을 벗은 몸에 그려 넣은 채 카메라 앞에 선 미국의 예술가 키스 해링의 인물사진입니다. 렌즈를 도발적으로 쳐다보는 해링의 눈빛은 평소 재치와 유머가 넘치는 그의 작품과는 달라 신선했죠. 인물사진의 배경도 해링의 작품.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한 그는 작품과 하나가 되어 앵글 안에 춤을 추는듯했어요.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려 벌써 가슴이 설렙니다. 11월24일부터 내년 3월17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키스 해링전-예술은 삶, 삶은 곧 예술이다’가 열린다고 합니다. ‘예술은 이른바 예술을 이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어디에서나 예술을 경험할 수 있다. 예술은 모든 이들을 위한 것이다’라고 말한 그를 만나볼 기회가 생겼어요. 이번 전시에선 드로잉, 판화, 조각, 사진, 포스터 등 그의 작품 177여점이 선보인다고 합니다. 서른두 살에 요절한 그는 예술의 바다를 탐험한 개척자입니다. 사막 탐험가 남영호씨와 산악인 출신 탐험가 김영미씨의 업적에서 키스 해링의 도전정신이 엿보입니다.

여행 트렌드가 바뀌고 있습니다. 패키지여행에서, 자유 여행, 경험 여행, 오지 여행을 거쳐 최근엔 극한 지역을 걷는 탐험이 뜨고 있죠. 한국의 대표 탐험가 남영호씨와 김영미씨를 이정연 기자가 만났습니다.

박미향 팀장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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