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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6.13 22:50 수정 : 2018.06.14 00:25

조선옥의 소갈비. <한겨레> 자료 사진

[ESC] 향이네 식탁

조선옥의 소갈비. <한겨레> 자료 사진
3, 19, 79, 60, 50, 1875. 무슨 수학 퀴즈냐고요? 1937년에 문을 연, 서울 을지로의 노포(오래된 가게) ‘조선옥’을 구성하는 숫자들입니다. ‘3’은 3대째 이어오고 있다는 뜻이고, ‘19’은 고기를 굽는 연탄구멍의 개수로 아직도 사용한다는군요. ‘79’와 ‘60’은 이곳의 주방장 박중규씨와 관련된 숫자입니다. 그는 올해 일흔아홉살로 입사한 지 60년이 됐지요. ‘50’은 이 식당 주인이 고기를 사는 정육점과 맺은 세월, ‘1875’는 조선옥에서 하루에 팔린 갈비 대수라고 합니다. 이런 숫자는 제아무리 세상을 호령하는 권력자라도, 수천억원을 가진 재력가라도 빼앗을 수 없는 것입니다. 늙은 주방장과 서빙 할매가 있는 오래된 식당만큼 아름다운 곳이 있을까요?

노포 세계의 스타는 욕쟁이 할매입니다. “어따, 그만 처먹어, XX 같은 놈아”, “뭐 하러 또 와 썩을!” 이런 막말을 내지르는 데도 사람들은 찾아갑니다. ‘인생 식당’ 목록에 올려놓지요. 예전, 한 외국인에게 들은 얘기가 있습니다. 욕쟁이 할매 식당은 너무 이상하다는 거였어요. 욕을 먹은 이들이 오히려 박장대소하고 웃는데, 도대체 그건 뭐냐는 겁니다. 이방인의 눈엔 영화 <쏘우>만큼 그로테스크한 장면이었던 거죠.

세상엔 할매의 애정 어린 욕이 있는가 하면, 대한항공 일가인 이명희가 내지른 욕처럼 폭력적인 것도 있습니다. 인간사에 욕이 사라지긴 어렵겠죠. 적당한 스트레스 해소법이라는 의견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 호는 욕의 세계를 다뤄봤습니다. 욕하는 무례한 이로부터 내 자존감을 지키는 법이나, 자녀의 욕에 무너지는 부모의 마음을 다독여 줄 해결책 등을 촘촘히 적었습니다.

박미향 팀장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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