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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3.08 09:23 수정 : 2018.03.08 09:38

’딸기 부꾸미’. 박미향 기자

[ESC] 향이네 식탁

’딸기 부꾸미’. 박미향 기자
딸기가 제철입니다. 살짝 깨물면 즙이 몰랑한 혀를 노을빛으로 물들입니다. 봄이 되면 딸기 삼매경에 빠지는 미식가들이 많죠. 생과로 먹는 것은 봄을 내 안에 가득 담는 일이지만, 특별한 딸기 음식을 만나는 경험도 놓치기 힘든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감) 시대의 즐거움입니다. 최근 희한한 딸기 음식을 먹었습니다. 일명 ‘딸기 부꾸미’. 부꾸미는 찹쌀가루 등으로 반죽을 만들고 그걸 지진 다음, 그 안에 팥 등을 넣는 우리 전통음식이죠. 튀기는 것도 굽는 것도 아닌 ‘지지는 것’입니다.

딸기 부꾸미는 이름처럼 반죽 안에 봄 햇살을 가득 담은 딸기가 있었어요. 얇은 찹쌀떡 옷이 쩍쩍 이에 들러붙기도 전에, 찡긋 눈을 감게 하는 시큼하고 싱그러운 딸기가 저를 와락 안았어요. 완전히 다른 식감인 이 둘이 행여 서로 무시하고 질투하고 적대시할까 걱정스러웠는데, 아니었어요. 북극과 남미를 동시에 여행한 느낌이랄까요.

이 디저트는 서울 원서동 ‘한식공간’에서 맛본 것으로, 이것을 창조한 조물주는 한식 전문가 조희숙(60)씨입니다. 그는 본래 가정과 교사였으나 세종호텔, 신라호텔 등 여러 호텔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20여년간 일했어요. 우송대 등에서 후학을 양성하기도 했지요.

지난해부턴 서울 삼성동에 ‘한식공방’을 열어 교육과 ‘원 테이블 다이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의 음식은 옛 향취가 물씬 밴 종가음식에 요즘 시대의 감수성을 담아 창조적으로 해석했다는 평을 듣습니다. 경험할 때마다 그의 맛에서 기품과 품위를 느꼈지요.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아 편안했어요.

요즘 한국 사회는 매일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심장이 쿵 떨어지고, 아물지 않은 상처가 또 덧난 것처럼 쓰라리고 아픕니다. 그 불편하고 엽기적인 구조 안에서 제 고민도 깊어지고 있죠. 이런 제게 그의 음식은 ‘치유’이자 ‘힐링’입니다. 사람마다 힐링법은 다르더군요.

강나연 객원기자에겐 힐링은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룻밤이라고 하더군요. 인기 절정인 <제이티비시>(JTBC) <효리네 민박 2>도 ‘시즌 1’보단 ‘효리’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 공간을 족탕, 산책 등으로 향유하는 이들이 주인공으로 나섰습니다. 그런 일상 같은 여행이 우리까지 어루만져주는군요. 그래서 이번 호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게스트하우스를 준비했습니다. 범죄로부터 안전한 게스트하우스 고르는 법도 마련했어요.

이번주 ESC가 준비한 건 또 있습니다. ‘조수진의 미제사건 노트’. 해결되지 않은 범죄로 고통 받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이 연재가 많은 제보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박미향 팀장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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