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을 앞둔 가운데 오전부터 시민들이 국회 앞에서 농성을 하며 탄핵안 가결을 요구하고 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9일 오후 2시부터 국회 정문 인근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그런데 수백여명의 시민들은 오전 일찍부터 국회 앞을 찾아 탄핵안 가결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전날부터 국회 정문 앞에서 밤샘 농성을 한 시민 100여명과 광주에서 탄핵버스 3대를 타고 올라온 광주 시민 120여명을 비롯해 속속 더 많은 시민들이 국회 앞으로 오면서 낮 12시께 500여명의 시민이 모였다. 오후 1시에는 경찰 추산 800명으로 인원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정의당도 국회 정문 앞에서 탄핵버스터 자유발언대를 열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대한민국 국회가 국민의 명령을 받드는 떳떳한 국회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동료 의원들의 탄핵 가결 투표를 요구했다. 심 대표는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 안전을 지키고, 복리를 증진시킬 책임이 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헌법을 유린하고, 국민이 위임한 신성한 권력을 최순실 일당이 부정 축재하는 데에 써버렸다. 이런 불의의 정권을 탄핵하지 않는다면 국회의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9일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시민들이 노란색 만장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기 위해 트랙터를 끌고 2차 상경투쟁에 나선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전봉준 투쟁단’도 국회 앞으로 모이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국회 앞으로 이동하던 트랙터 10대 중 2대가 경찰에 의해 견인되고, 이날 아침에도 경기도 수원시, 대방역 등에서 계속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트랙터 2대가 국회 앞에 도착했지만 또 다시 경찰의 제지로 도로에서 경찰과 대치를 하고 있게 됐다.
다른 한 쪽에서는 탄핵을 반대하는 보수단체의 집회도 이어졌다. “대통령님 힘내세요”, “친박과 비박은 단결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국회 정문 200여m 떨어진 곳에서 시위를 이어나갔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과 충돌을 빚을 뻔도 했지만, 다른 시민들이 “비폭력”을 외치며 자제시켜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허승 고한솔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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