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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순천시의원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평화로운 시민 촛불 행진을 폄훼하는 노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소름이 돋았다. 끔찍했다. 글이 아닌 글로 시민을 욕보이다니 어찌 이럴 수 있는가?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과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밝히라는 시민의 요구에 가설만 내놓고 있는 이 나라의 비정상을 정상화하려는 평화시위를 글 기술로 농단하는 꼴이 가관이다. 담화를 통해 국민에게 사죄하기는커녕 말 기술로 국민과 정치권을 선동하는 나쁜 대통령의 꼴과 닮았다. 법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 피의자가 되어 버린 나라를 바로잡으라는 시민의 뜻을 왜곡하고 화려한 화술과 정치적 계산기만 두드리고 있는 새누리와 나쁜 정치인들의 꼴과도 닮았다. 박근혜 대통령을 숙주 삼아 권력의 단맛을 누리고 있는 셀 수 없는 세력들과 사람들의 꼬락서니와 닮았다. 헬조선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흉하다. 170만여 시민이 모인 촛불집회는 질서 정연했고 비폭력과 평화의 상징이 되고 있다. 시민들의 높은 품격을 보여주었다. 이 나라를 지탱하고 있는 풀뿌리로 서로에 대한 배려가 눈물겹다. 분노를 억누르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지혜가 놀랍다. 광장에 나온 시민의 생각과 주장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즉각 퇴진이다. 스스로 안 물러나니 탄핵하라는 것이 시민의 명령이다. 지난 12월2일 탄핵안 발의를 두고 우왕좌왕한 정치권에 시민들은 12월3일 6차 촛불집회에서 전국 230만 촛불이 타올라 역대 최대 참여를 기록하면서 청와대의 지속적인 뻔뻔한 거짓말과 못된 정치권에 회초리를 들었다. 품격 있는 시민들이 직접 정치에 나서고 있다. 촛불은 광화문을 넘어서 대한민국 주요 도시에서 시민광장을 형성하고 밝혀지고 있다. 서울 광장이 대통령 퇴진과 중앙집권적 권력 성토에 집중하고 있다면 지역에선 지역 내에도 존재하는 최순실 같은 비선 실세와 지역 정치인들에 대한 성토 그리고 각자가 처한 삶의 현장을 바꾸기 위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나라 걱정과 지역 걱정을 등한시한 이 나라 권력자들과 달리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을 보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오락가락하는 지역 국회의원에 대한 엄중한 경고들도 더불어 쌓여가고 있다. 순천 촛불 광장의 뜨거운 감자는 새누리당 대표를 맡고 있는 이정현 의원이다. 그의 막말과 정치적 행위가 순천 시민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 국정화 교과서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용공세력으로 매도했다가 고발도 당했고 순천의 30여 시민단체가 무너진 시민의 자긍심 되찾기 시민캠프를 열어 1만명의 시민 서명을 받아 공개사과를 요구한 바도 있다. 여·순 사건을 직접 겪은 순천 시민에게 그가 준 말의 상처는 말로 표현이 어려울 정도로 깊다. 순천 시민들이 치열하게 싸워도 그의 막말은 멈출 줄을 모른다. 주말 촛불 광장에서는 순천 사람이라는 이유로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뿐만 아니라 식당에서 다른 지역에서 핀잔 듣고 구박받았던 이야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폐쇄적 정당정치에 의한 산물이지만 나쁜 정치인들에 대한 시민 통제 방법이 있어야 한다. 국회의원 소환이 가능한 국민소환제가 필요하다.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을 통제할 수 있는 주민소환제가 있는 것처럼 국회의원도 소환할 수 있게 하자. 법안이 발의된다고 해도 소환 요건이 까다로워 실효성이 낮다는 문제제기는 휴대폰에 의한 서명과 투표 방식에 대해 아이티(IT) 기술을 적용하면 지금보다는 수월할 것 같다. 촛불광장은 시민권력, 국민권력 시대를 열고 있다. 이에 걸맞은 법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그중에 국민소환제도 필요하다. [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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