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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서정래 상인회장이 복합쇼핑몰의 문제점에 대해 말하고 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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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법] 재래시장 4년만에 또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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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서정래 상인회장이 복합쇼핑몰의 문제점에 대해 말하고 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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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스로 골목상권 지켰는데
7천평 롯데쇼핑몰이 들어선단다
대기업 복합쇼핑몰 영향력이
반경 15km까지로 확대돼
서대문·은평 상권까지 ‘지진’ 예보
망원시장만 따져봐도
이미 5개 복합쇼핑몰에
빙 둘러싸인 형국
국가 차원서 고민할 문제인데
유통산업발전법은 허당
3천㎡이상 매장은 다 짓고 나서야
상권영향평가서 내게 해 무용지물
법 개정안은 국회서 줄줄이 낮잠 상인회는 2015년 7월 롯데, 서울시와 함께 ‘지역상생 태스크포스(TF)’를 꾸렸지만, 아직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모두 3개 동의 쇼핑몰 가운데 1개 동은 백화점과 매장이 없는 비판매시설로 한다’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롯데 쪽은 “판매시설을 전체 시설의 70%로 제한하는 대신, 3개 동 모두 저층부에 판매시설을 두겠다”며 중재안을 거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3개 필지 가운데 1개 필지를 롯데가 매입한 가격인 779억원에 10%를 얹어 서울시가 되사겠다”는 제안까지 내놓았지만 진척이 없는 상태다. 이에 “몇몇 상인회가 대응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한 상인회는 지역의 시민·상인단체와 함께 돌파구를 찾기로 했다. 지난 5일 민중의 집, 다정한 사무소, 성미산마을, 교육공동체 벗, 연미동 나무그늘, 민중의 꿈, 상인유니온 등 10여개 단체 20여명과 회의를 열어 복합쇼핑몰이 지역 상권에 미치는 영향력을 조사한 자료를 제시했다. 지난 2014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영등포 타임스퀘어와 경기도 파주의 신세계·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주변 상점 314곳을 조사했다. 점포당 월평균 2898만원이던 매출액은 복합쇼핑몰 입점 3년 뒤 155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매출의 46.5%가 감소한 것이다. 방문 고객은 점포당 55명 가운데 22명이 발길을 끊어 40.2%가 줄었다. 고용인원도 점포당 3.1명에서 2.5명으로 20.3% 감소했다. 서 회장은 “이런 매출 감소 추세라면 복합쇼핑몰 입점 뒤 2~3년 안에 60% 이상의 중소 상인들이 폐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복합쇼핑몰의 실체를 대략 파악하고 있던 상인들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충격을 받더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대형 쇼핑몰 입점 관련 주변상권 영향 실태조사’ 결과를 봐도, 복합쇼핑몰 주변에 점포가 있는 중소 상인 10명 가운데 7명은 쇼핑몰이 들어서면서 매출이 줄었다. 서울 송파구 문정, 경기도 고양·파주·김포, 경기도 이천, 충남 부여, 충북 청주 등 대형 쇼핑몰과 아웃렛이 있는 5개 권역 상인 300명 가운데 76.7%가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한 것이다. 매출에 변화가 없는 상인은 23%였고, 0.3%만 매출이 늘었다. 쇼핑몰 입점이 경영에 미친 영향에 대해 74.3%가 ‘부정적’이라고 답했고, ‘긍정적’이라고 답한 상인은 1.7%에 불과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복합쇼핑몰의 영향력 범위가 대형마트보다 훨씬 넓다는 점이다. 자동차를 몰고 복합쇼핑몰에 와서 가족 모두가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먹을거리, 의료서비스 등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손님이 많기 때문이다. 지역 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대형마트가 너울파도라면 복합쇼핑몰은 쓰나미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에서도 복합쇼핑몰에서 10~15㎞ 떨어진 상권까지 영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망원시장의 반경 10㎞까지 넓히면, 이미 문을 열었거나 열 예정인 대규모 복합쇼핑몰은 은평뉴타운의 롯데몰, 삼송역의 신세계 스타필드(예정), 김포공항역의 롯데몰, 마곡지구의 신세계 스타필드(예정) 등으로 늘어난다. 복합쇼핑몰들이 망원시장을 에워싸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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