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8.30 11:01
수정 : 2016.08.3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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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토지 보유는 오래된 논쟁주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2014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전 본사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구매했다. 서울 강남구 한전 부지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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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가 국가기록원을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옛 내무부의 ‘30대 대기업 그룹 및 그 소속 임원의 토지소유현황 자료’에는 1996년 11월 시점에 공시지가 기준 토지 보유 1~500위 법인의 이름과 지번수·면적·가액 정보 등이 담겨 있다.
땅부자 법인 순위 20~50위에 엘지그룹 법인이 4개 몰려 있어 눈에 띄었다. 이들이 보유한 토지는 모두 920만8618㎡였다. 이때의 엘지그룹은 럭키금성에서 사명만 엘지로 바꾼 것으로 지에스와 분리되기 전이었다. 한화그룹 소속 법인도 20~50위에 4곳 위치했고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법인은 3개 있었다.
부동산실명제는 1995년 3월30일 제정돼 7월1일 시행됐다. 실명제를 어길 경우, 소유 부동산 가액의 100분의 30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매기는 처벌 조항 등도 따랐다. 대신 1년의 유예기간을 두어 차명으로 소유한 사람들이 이 기간 안에 실명으로 등기를 전환하도록 했다.
이번 자료는 당시 김영삼 정부가 1년의 유예기간 뒤 차명 부동산이 제대로 실명 전환됐는지 점검하며 벌인 조사 결과다. 1996년 6월28일치 <한겨레>를 보면, 당시 정부는 “(1996년) 8~9월 중 재경원, 내무부, 건교부, 국세청 등 관계기관이 합동으로 명의신탁 상태로 방치된 부동산에 대한 합동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겨레>가 얻은 대기업 법인과 임원의 토지 소유 자료는 이 과정에서 내무부가 1996년 11월 건설교통부의 요청에 따라 제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토교통부는 “당시 조사 작업은 너무 과거 일이라 자료에 대해 더 설명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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