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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5.30 16:50 수정 : 2019.05.31 15:30

존 호프 프랭클린
(1915~2009)

미국 오클라호마의 털사는 한때 특별한 도시였다. 흑인 재산가가 많이 살던 곳. 그린우드 지역은 ‘블랙 월스트리트’로 불렸다. 이웃의 백인은 이것이 마뜩잖았다.

1921년 5월30일은 미국의 현충일이었다. 흑인 소년과 백인 소녀가 실랑이를 벌였다. 흑인이 백인을 강간하려 했다는 소문이 퍼졌고, 백인 남성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무기를 들었다. 5월31일, ‘털사 인종 학살’이 시작되었다. 6월1일, 백인이 몰려가 그린우드 지역을 약탈하고 불을 질렀다. 비행기에서 공격했다는 목격담도 있다. 1200여채의 집이 불타고 수백명이 죽고 다쳤다. 정확한 사망자 수는 밝혀지지 않았다.

잊힌 사건이었다. 한동안 백인우월주의자들이 득세했고, 많은 흑인이 고향을 등진 후 입을 닫았다. 21세기에 재조사를 했고, 2010년에야 ‘존 호프 프랭클린 화해공원’을 조성. 프랭클린은 미국 남부의 인종차별을 연구한 역사가. 털사에서 나고 자랐다.

1차대전 직후 미국 곳곳에서 백인이 인종 폭동을 일으켰다. 흑인의 처지가 전보다 아주 조금 나아졌을 뿐인데, 흑인이 자기들 몫을 가로챈다고, 자기들이 역차별당한다고 백인은 믿었나 보다. 이 시절만의 문제랴. 이민자며 여성이며, 오늘날 우리 사회 소수자의 이름을 ‘흑인’ 자리에 넣어 생각할 때면 나는 불안해진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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