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4.17 21:54
수정 : 2017.04.17 22:03
임화수(1924~1961)
1960년 4월18일, 시위 고려대생 습격사건
이승만은 이기붕을, 이기붕은 이정재를, 이정재는 나 임화수를 부렸지. 당시 서울에서 제일 센 주먹이 이정재였어. 국회의원 해보겠다며 자유당 감찰부 차장 직함까지 달고 애를 썼는데, 이기붕 눈밖에 나니 소용없더군. 이정재는 쫓겨났고 내가 자리를 채웠지.
나 같은 빈농 출신도 출세할 날이 오다니. ‘반공’이란 말만 붙이면 만사형통이던 시절. 1959년 1월에 주먹패를 긁어모아 반공청년단을, 3월에는 연예인을 모아 반공예술인단을 만들었어. 이승만이 멋지게 나오는 <독립협회와 청년 이승만>이란 영화도 제작했지. 높은 양반들 비위도 맞추고, 미리부터 선거 운동도 해준 셈이야. 이듬해가 대선이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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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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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은 뒤숭숭했지. 부정선거라며 마산에서 들고일어났어. 4월에는 서울도 들썩이더군. 겁을 주면 움츠러들 줄 알았지. 4월18일, 데모를 마치고 돌아가는 고려대생들을 습격해 쇠망치로 때려눕혔어. 웬걸, 이 소식을 듣더니 다음날 4월19일에 사람들이 우르르 들고일어나더군. 내가 민주혁명을 부추긴 셈이 됐네.
그나저나 저들이 나를 처형한다고? 그저 하수인이었을 뿐인 나를? 저들도 예술가를 관리하고 정권 찬양 영화를 만들려면 나 같은 사람이 필요할 텐데!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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