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7.03.26 22:20 수정 : 2017.03.26 22:22

신물질 개발에 헌신한 영국의 화학자

일러스트 오금택

나는 실데나필, 실험실에서 태어난 신물질이야. 동맥을 확장시켜 피를 많이 흐르게 만드는 효능이 있단다. 제약회사 화이자에서는 나를 이용해 심장 약을 만들려고 했는데, 임상실험 중에 엉뚱한 부작용을 발견했지 뭐람. 어떤 효과인지는 굳이 밝히지 않을래. 내 상품명이 ‘비아그라’라는 사실을 밝히며 갈음하겠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날이 1998년 3월27일이란다.

역대 가장 무서운 속도로 팔린 약이라더군. 처방을 받아야 사는 약인데도 말이야. 내 덕분에 멸종위기 동물이 살아난다는 연구도 있더라. 바다표범이나 순록을 몰래 잡아먹던 아저씨들이 이제는 약을 처방받는다지. 얼마 전 청와대에서 고산병 치료제 명목으로 사들였다며 세계적인 뉴스가 된 일도 있고.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도 많고, 걸근대는 아저씨 농담 같아 불편한 이야기도 많고.

내 아버지는 사이먼 캠벨 박사. 수십 년 동안 신물질 개발에 헌신한 영국의 화학자. 업적이 많지만 유독 나를 합성했다고 유명하지. 2014년에 기사 작위를 받았는데 영국언론에 죄다 ‘비아그라를 만든 사람’이라고 소개되더라고. 조금 불편한 눈치시던데, 뭐 어쩌겠어, 내가 너무 유명한 탓이지.

글 김태권 만화가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나는 역사다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