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3.22 19:10
수정 : 2017.03.22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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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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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 최초의 파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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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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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베니토 무솔리니, 젊어서 좌파 논객이었다. 1차 대전 전후로 이탈리아의 좌우 대립이 심했지. 나에게는 좋은 기회였어. 동료를 배신하고 우파로 갈아타 몸값을 올렸다. 극단적인 독설로 관심을 끌었지. 파시즘 운동의 시작을 선언한 날이 1919년 3월23일이다.
성공 방법을 알려줄까? 극우도 경쟁이 치열한 비즈니스야. 다른 극우와 어떻게 다른지 보여줘야 해. 기득권층에는 우파의 외연 확대를 약속했다. 좌파에 빼앗기곤 하던 청년층과 노동계층을 우파로 빼앗아올 가능성을 보여줬지. 한편 젊은 사람들한테는 옛날 세상을 때려 부수겠다고 약속했어. 제일 중요한 비결? 약속을 하되 구체적으로는 하지 마라. (따따부따 캐묻는 자는 두들겨 패라.) 내가 그들의 꿈을 이뤄줄 것이라는 착각을, 모든 사람한테 줘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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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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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2년 10월, 나는 추종자들과 함께 수도 로마로 향했지. ‘로마진군’이라는 말은 거창했지만 사실 보잘 것 없는 무리였어. 중앙정부가 마음만 먹었다면 금세 진압했을 거다. 하지만 권력층은 거짓말처럼 항복하더군. 우리한테 일부러 져준 게야. 내가 좌파를 때려잡기를 바랐으니까. 이렇게 나는 세계 최초의 파시스트 정권을 세웠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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