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6.12.28 18:57 수정 : 2016.12.28 22:09

일러스트 오금택

‘서부개척쇼’ 출연, 그건 정말 아니었다

일러스트 오금택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운디드니크리크. 백인 기병대가 원주민 라코타족을 무장해제하던 중. 라코타족 350명, 전투능력 없는 여성과 어린이가 3분의 2. 무기도 내려놓은 상황. 사소한 시비 끝에 총성이 울리자, 백인 군대는 총과 대포를 쏘아댔다. 그 자리에서 숨진 원주민만 153명. 달아나다 죽은 사람도 아마 그 정도. 악명 높은 운디드니 학살이다. 그나마도 백인들은 최근까지 운디드니 ‘전투’라 불렀다나. 1890년 12월29일의 일.

나흘 후 근처에서 젖먹이 생존자를 발견. 살해당한 엄마의 품에 안겨 기적적으로 생존. 원래 이름은 아무도 모른다. 진트칼라 누니라는 이름을 지었다. ‘잃어버린 새’라는 뜻. 학살에 참여한 백인 장교의 집에 입양. 기구한 운명이었다. 그래도 새엄마 클래라 콜비는 자상한 사람. 당대의 여성운동가. 백인 소녀와 똑같이 키우려 노력했다.

그러나 백인 사회는 진트칼라 누니를 차별. 원주민 사회도 받아주지 않았다. 스물아홉 길지 않은 인생 동안 백인도 원주민도 아니었던 그. 어른이 되고 가난에 시달리다 이런저런 일에 손을 댔는데, ‘인디언’ 역할로 버펄로 빌의 <서부개척쇼>에 출연했다는 일화가 나는 가장 마음이 아프다.

글 김태권 만화가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나는 역사다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