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2.21 19:07
수정 : 2016.12.21 19:23
빈에서 경이로운 음악회를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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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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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부터 귀가 안 들리기 시작. 40대 이후로는 거의 듣지 못했단다.(납중독 때문이라는 것이 오늘날의 정설.) 대부분의 걸작을 청력을 잃은 상태에서 남긴 셈.
서양음악의 역사에 가장 중요한 날 하루를 고르라면, 1808년 12월22일이 아닐까. 뻑적지근한 음악회를 베토벤은 이날 빈에서 열었다. 초연된 작품만도 <교향곡 5번>과 <6번>, <피아노협주곡 4번> 그리고 <합창환상곡>. 숨이 막힐 지경이다. 듣다가 지치지 않았을까.
<합창환상곡>의 악상과 구성은 훗날 <교향곡 9번> ‘합창’으로 발전. <교향곡 5번>은 ‘운명’, <6번>은 ‘전원’이란 별명으로 유명하다. 특히 <5번>은 서양 고전음악 가운데 가장 유명한 작품. 그래서인지 후대의 작곡가도 <교향곡 5번>을 쓸 때면 특별히 공을 들이는 전통이 생겼다. 말러, 브루크너, 오네게르, 쇼스타코비치, 프로코피예프가 지은 <교향곡 5번>은 이들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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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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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날, ‘전원’이 음악회 1부에, ‘운명’이 2부에 연주되었단다. 초연 순서만 보면 ‘전원’이 <5번>, ‘운명’이 <6번>이 될 뻔도 했다. 만일 그랬다면 음악의 역사는 사소하나마 달라졌을까? 재미삼아 상상해본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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