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2.19 18:54
수정 : 2016.12.19 19:35
그녀가 세상 떠도 왕실은 살아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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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오금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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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20일은 특이한 기록을 세운 날. 엘리자베스 2세가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래 산 임금이 되었다. 이날까지는 빅토리아 여왕이 제일 장수(81년 7개월 29일). 2015년 9월9일도 비슷한 날. 엘리자베스가 영국에서 가장 오래 재위한 임금이 된 것. 역시 빅토리아 여왕의 63년 216일 기록을 갈아치웠다. 왕위에 오른 때가 1952년이었으니, 얼추 한국 현대사만큼 혼자 자리를 지킨 셈.
좋은 일만 있지는 않았다. 아버지 조지 6세 때부터 국운은 기울었다. 안으로 왕은 실권이 없고 밖으로 영국은 식민지를 잃었다. ‘대영제국’의 영광은 어디로? 엘리자베스의 잘못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 역사의 큰 흐름을 거스르지 않았기에 엘리자베스는 사랑받았다. 왕실은 영국을 대표하는 관광 상품으로 새 자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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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왕실이 2015년 10월8일 공개한 엘리자베스 2세의 사진. 버킹엄궁 접견실에서 의자에 앉아 빨간색 정부 서류 이송함을 열어 부처 장관들과 영연방 국가들에서 보내온 보고서를 읽고 있다. 이 사진은 비틀스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의 딸인 메리가 그해 7월에 촬영했다. 런던/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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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전망? 밝지 않다. 찰스 왕세자와 손주들은 엘리자베스만 한 인기가 없다. 엘리자베스가 세상을 뜨면 왕실을 폐지하자는 주장이 나올지도. ‘브렉시트’와 스코틀랜드 분리의 움직임도 영국 연합왕국의 위기다. 아무려나 엘리자베스는 이 모든 변화를 겪어낸 역사적 인물. 장수건 재위건, 이제는 하루하루가 기록 경신이다.
글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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