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2.13 19:09
수정 : 2016.12.13 19:29
원주민에게 배운 탐험가, 영웅이 되다
|
일러스트 오금택
|
어느 나라의 누가 먼저 남극점에 닿을까. 20세기 초의 관심사. 당시 초강대국이던 영국의 어니스트 섀클턴이 여러 차례 도전했으나 실패. 탐험대원이 모두 살아서 돌아온 사실만으로도 섀클턴은 영웅이 된다. 극지탐험은 그토록 어려웠다.
1910년 무렵부터 노르웨이의 로알 아문센과 영국의 로버트 스콧이 경쟁. 아문센 탐험대는 털가죽으로 옷을 지어 입고 개썰매를 탔다. 썰매를 끌던 개가 쓰러지면 다른 개에게 그 고기를 먹이며 전진. 북극 지방 원주민을 본떴다. 반면 스콧은 영국신사. 모직 옷을 입고 설상차와 조랑말을 이용했다. 남극의 추위 앞에서는 무모한 선택. 경쟁자였던 아문센조차 말렸지만 스콧은 듣지 않았다. ‘야만인’을 따라하지 않겠다는 문명인의 자존심이었을까.
|
위키미디어 코먼스
|
아문센이 남극점에 도착한 날이 1911년 12월14일. 독립한 지 몇 년 안 된 신생국 노르웨이의 국민적 영웅이 됐다. 아문센은 훗날 북극점도 탐험. 남극과 북극을 모두 가본 첫번째 사람이었다. 스콧 탐험대는 1912년 1월18일 무렵에야 남극점에 도착, 실의에 빠진 채 돌아오다가 모두 숨을 거둔다. 아문센은 1928년 북극에 조난한 다른 탐험가를 구하다 목숨을 잃었다.
글 김태권 만화가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