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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2.05 10:02 수정 : 2016.12.05 10:04

일본 교육칙어 빼닮은 국민교육헌장을 반포하다

일러스트 오금택

1968년 12월5일, 국민교육헌장 반포. 지금은 이름도 생소하지만 한때 모르는 사람이 없던 글이다.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는 첫 문장은 아직도 기억에 또렷. 명문장이라서가 아니다. 강제로 달달 외웠던 글이라 그렇다. 외우지 못하는 학생은 각종 체벌에 시달리기도 했는데, 군사 정권 시절에나 있던 한심한 일이다.

국민교육헌장 기초를 주도한 사람 가운데 안호상이 있다. 이승만 정권 때 문교부장관을 지낸 인물. 하나의 지도자 아래 민족이 하나로 똘똘 뭉쳐야 한다는 ‘일민주의’를 주장. 이렇게 보면 어용지식인 같은데, 꼭 그렇지는 않다. 80년대 90년대에는 유사역사학을 내걸고 재야사학자로 활동했으며, 95년에는 단군행사에 참여한다며 정권 허락 없이 북한에 갔다가 기소되기도. 극단적인 민족주의자로 보면 옳을 듯.

민족주의가 담겼다는 국민교육헌장이 일본의 <교육칙어>와 꼭닮은 점은 아이러니. 일본 임금 메이지가 1890년에 반포하여, 일본과 식민지의 교육현장에서 한때 금과옥조로 받들어지던 글이다. 유신 정권 시절인 1978년에 이 점을 지적했다가 잡혀가 곤욕을 치른 교수들도 있다니 참담하다.

글 김태권 만화가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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