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6.11.30 19:02 수정 : 2016.11.30 22:31

“내가 버스에서 일어나지 않는 까닭은…”

일러스트 오금택

미국 앨라배마주 터스키기에서 태어났다. 공교롭게도 ‘터스키기 매독 실험’으로 악명 높은 지역. 매독에 걸린 다음 치료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궁금하다며 미국 정부가 흑인 수백명을 대상으로 40년이나 생체실험을 벌인 곳이다. 이 지역 흑인 인권이 이랬다.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에는 이상한 관행이 있었다. 버스의 백인전용좌석. 앞좌석 넉 줄은 백인만 타도록 비워야 했다. 백인석이 비어도 유색인종은 앉지 못한다. 그런데 백인석이 꽉 차면 그 뒷줄부터 또 백인석이 된다. 먼저 탄 흑인이 나중에 탄 백인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다. 1955년 12월1일도 마찬가지 상황. 같은 줄에 앉은 세 명의 흑인이 뒷자리로 옮겼다. 로자는 거부했다. “내가 일어서지 않은 까닭은 몸이 지쳤기 때문이 아니다. 나는 다만 물러서는 일에 지쳤을 뿐이다.” 시민 불복종. 로자 파크스는 경찰에 체포되었다.

1955년 백인 우대 버스좌석제를 거부해 구속된 흑인 여성 로자 파크스(왼쪽)와 이를 계기로 9년간 비폭력 투쟁을 이끌어 흑인민권법을 제정해낸 마틴 루서 킹 목사(오른쪽). <한겨레> 자료사진

로자는 곧 석방되지만 흑인들은 분노. 버스를 타지 않고 차라리 걷겠다는 비폭력 시민운동이 일어났다. 이것이 유명한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킹 목사가 이 운동을 이끌며 유명해졌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은 폭탄테러로 응답했다. 격동의 60년대가 시작되려던 참이었다.

글 김태권 만화가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나는 역사다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