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1.22 19:02
수정 : 2016.11.22 19:32
|
일러스트 오금택
|
최초의 스마트폰, 비운의 스마트폰
|
일러스트 오금택
|
스마트폰은 한국에서 참 빠르게 보급되었다. 2009년 11월 아이폰3가 시장에 나와 눈길을 끌면서부터였다. (그 한달 전에 옴니아2도 출시되었지만, 그 이야기는 덮어두기로 하자.) 스마트폰 가입자는 엄청난 속도로 늘었다. 2011년 3월에 1천만명을 찍더니, 그해 10월에 2천만명을 돌파했다. 2014년에는 4천만명을 넘어섰다. ‘대포폰을 사용하는 높으신 분’이 아니고서야 오늘날 누구나 스마트폰을 쓰는 것 같다.
최초의 스마트폰이 등장한 날은 언제일까. 놀랍게도 1992년 11월23일이다. 라스베이거스 컴덱스 박람회에 선보인 아이비엠(IBM) 사이먼이라는 제품. 길이 20㎝에 무게는 500g 남짓. 전화통화며 팩스며 이메일이며, 주소록과 달력과 계산기 기능에 간단한 게임까지. 조작 방식은 무려 터치스크린. 시대를 앞서가는 제품이었다.
너무 앞서간 것이 문제.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하던 무렵, 웹브라우저가 이제 막 등장하던 참. 결국 출시 1년도 못 돼 큰 손해만 본 채 생산을 중단했다. <핸드폰 연대기>라는 책에 따르면 “아이비엠은 160억달러의 자금 손실을 봤고, 10만명에 이르는 인력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지금 생각하니 기분이 이상하다.
글 김태권 만화가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