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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1.07 19:01 수정 : 2016.11.07 19:32

빛 같은 것이 책도, 뼈도 뚫고 지나갔다

일러스트 오금택

유리관을 진공으로 만들고 양쪽 끝에 전기를 걸면, 그 안에 음극선(전자의 빔)이 흐른다. 독일의 과학자 빌헬름 뢴트겐은 이 음극선관을 검은 종이로 덮어두었다. 빛이 새어나올 리 없는 상황. 그런데 어두운 실험실에 있던 형광물질이 빛나더란다. 빛과 비슷한 무언가가 검은 종이를 뚫고 나왔다는 뜻. 엑스선을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1895년 11월8일의 일.

뢴트겐은 신중한 사람. 이 사실을 바로 발표하지 않고 실험을 거듭하며 자신의 발견이 맞나 확인했다. 엑스선은 두꺼운 책도 나무판자도 뚫고 지나갔다. 사람의 몸은 어떨까. 아내 안나 베르타의 손을 엑스선 사진으로 찍어보았다. 살은 그대로 통과하고 뼈와 반지의 그림자는 남았다. “나의 죽음을 보았어!” 안나 베르타는 놀라 소리쳤다.

<한겨레> 자료사진
1901년에 노벨 물리학상 수상. 엑스선 발견을 과학계는 환영. 의학계가 특히 반겼다. 부러진 뼈도 몸에 박힌 총알도 심지어 암 덩어리도 엑스선으로 찾아낼 수 있다. 인류에게 큰 혜택이다. 정작 뢴트겐은 이익을 본 것이 없다. 특허를 내어 떼돈을 벌라는 권고를 물리쳤다. 자기는 엑스선의 발명자가 아니라 단지 발견자일 뿐이라나. 말년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니 안타깝다.

글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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