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9.25 21:01
수정 : 2016.09.25 21:03
성소수자를 위한 아름다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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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오금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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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에 방송인 홍석천이 커밍아웃을 했다. 9월26일의 일이라고 보통 이야기하지만 정확한 날짜를 잡기가 어렵다. 그 과정이 복잡해서다. 8월에 텔레비전 녹화를 하며 처음 밝혔지만 방송분에는 편집되었다. 9월에 월간지와 다시 인터뷰를 했는데 발매 직전인 9월17일에 스포츠 신문이 공개를 해버렸다. 기사 제목이 “난 호모다”였으니, 동성애를 바라보던 당시 한국 사회의 편견을 알 만하다.
한동안 괴로웠다. 방송일은 끊겼고 대중의 시선도 처음에는 곱지 않았다. 텔레비전에 다시 나오기까지 여러 해가 걸렸다. 그래도 지금은 다시 인기 방송인이다.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이용해 텔레비전에서 농담도 한다. 이태원에 가게를 낸 성공한 사업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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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9월 커밍아웃 당시의 홍석천. <한겨레21>과 인터뷰하던 모습이다. <한겨레> 강재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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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옛날 같지는 않다. ‘호모’ 대신 ‘게이’라는 말을 쓰고 ‘커밍아웃’과 ‘아우팅’을 구별하는 사람이 늘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성소수자에 대한 시선도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다. 홍석천의 공이 크다. 2004년에는 시사주간지 <타임>이 ‘아시아의 영웅’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구청장으로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자주 밝힌다. “본보기가 되고 싶다. 게이에게 희망을 주겠다.” 멈추지 않는 그의 도전을 응원한다.
글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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