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9.21 19:19
수정 : 2016.09.22 08:30
정치깡패가 ‘의로운 협객’처럼 묘사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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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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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년, 삼성이 건설 자재라고 속여 사카린을 들여오다 들통이 났다. 재벌이 밀수라니, 사회가 떠들썩했다. 9월22일, 김두한은 흰 보자기에 싼 통을 들고 국회 본회의에 들어왔다. 장광설을 풀다가 ‘재벌과 내각을 규탄하는 국민의 사카린’ 맛을 보라며 통에 든 것을 총리와 장관들에게 뿌렸다. 공원에서 퍼온 똥이었다. 이것이 유명한 ‘국회 오물투척 사건’이다.
김두한이 독립운동이나 민주화 투쟁을 한 적은 없다. 일제강점기에는 조폭이었고 해방 직후 정치깡패였다.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도 상식을 벗어난 아슬아슬한 언행이 많았다. 그런데도 종종 ‘의로운 협객’이라며 긍정적으로 묘사되는 까닭은 무얼까? 어쩌면 그의 시대가 불의한 탓이었으리라. 하필 갈등을 빚은 대상이 조선총독부나 이승만, 박정희 정권이었기에 인기를 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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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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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 사건을 꼬집었다가 끌려가 곤욕을 치른 사람은 김두한만은 아니었다. 10월에는 장준하가 구속되었다. 박정희 정권의 대응이 어딘지 신경질적이다. 찔리는 구석이라도 있었을까? 그랬던 것 같다. “처음 밀수를 제안한 것도 박 대통령”이며 “밀수의 목적도 정치자금의 마련을 위해서”라는 주장이 있다. 당시 밀수 ‘실무’를 맡았던 이맹희의 증언이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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