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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9.19 18:45 수정 : 2016.09.19 19:30

203명을 처형하고, 자신마저 처형하다

1932년 9월20일, 사형집행인 존 엘리스의 자살

>> 존 엘리스(1874~1932), 사형집행인 역시 사형제도의 희생자

일러스트 오금택

존 엘리스는 사형집행인이었다. 당시 영국은 교수형을 집행하는 일을 공무원에게 맡기는 대신 민간에 외주로 주었던 것이다. 원래 직업은 이발사. ‘일’을 배워 묵묵히 가족을 부양했다. 그런데 시대가 그의 조용한 성격과는 맞지 않았다. 바야흐로 살인이 오락처럼 소비되던 시절이었다. 살인사건 기사가 인기였고 범죄소설이 신나게 팔렸다.

1901년부터 1924년까지 이십여 년 동안 엘리스가 처형한 사형수는 203명. 그 가운데에는 ‘스타 살인자’도 여럿이었다. 예컨대 이디스 톰슨. 이디스의 내연남이 이디스의 남편을 살해했는데 법원은 이디스도 살인죄 유죄로 선고했다. 뚜렷한 물증은 없던 상황이라 논란이 거셌다. 처형을 맡은 엘리스 역시 마음고생이 심했으리라. 이디스가 형장에서 의식을 잃는 바람에 형 집행이 평소보다 힘들고 끔찍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맨체스터 이브닝뉴스
사연 있는 사형수가 이디스뿐이었으랴. 얼마 후 은퇴한 엘리스는 술에 손을 댄다. 1924년에는 자기 턱에 총을 쏘았다. 어이없는 이야기지만 당시 영국은 자살이 불법이었다나. 그래서 감옥살이까지 했다. 1932년 9월20일, 칼로 목을 그은 두 번째 시도는 성공(?)이었다. 안타까운 이야기다. 존 엘리스는 마음의 평화를 찾았을까.

글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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