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9.01 18:59
수정 : 2016.09.01 21:33
전범인가 정치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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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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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9월2일 미국 해군의 미주리함 갑판에서 일본이 항복 문서에 조인하였다. 악몽과 같던 제2차 세계대전이 공식적으로 끝나는 순간이었다. 외교관 출신의 시게미쓰 마모루가 일본 대표로 배에 올랐다. 서명을 마치고 굳은 표정으로 하선하는 시게미쓰의 모습이 전세계의 눈길을 끌었다. 지팡이를 짚고 다리를 저는 모습이 공교롭게도 상처 입은 일본 제국주의를 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시게미쓰가 다리를 잃은 것은 1932년 중국의 훙커우 공원에서였다. 윤봉길 의사가 투척한 폭탄에 당한 것이다. (한국의 독립운동은 세계사의 한 순간에 이렇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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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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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게미쓰는 태평양전쟁 시절에 외무대신을 지낸 고위 관료였다. 일본의 대륙 침략에 책임이 있다. 그래서 이듬해 1946년 4월에 A급 전범으로 감옥에 갔다. 이렇게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나 싶었다. 그런데 시게미쓰는 1950년대 초반에 정치 무대로 복귀한다. 일본 민주당을 만들고 자유당과 합당하여 거대여당 자민당을 탄생시킨다. 1954년부터는 또 한 번 일본 외무대신이 되어 동아시아를 쥐락펴락한다. 이해가 안 된다. 예를 들어 독일 같으면 이런 일이 가능할까?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나는 잘 모르겠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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