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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8.29 20:17 수정 : 2016.08.29 20:19

권력욕 사로잡힌 전설의 독립운동가

1990년대 중반에 너무나 끔찍한 사진을 보았다. 군복을 입은 사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를 민간인을 몽둥이로 내려치고 군홧발로 걷어찼다. 광주 민주항쟁 당시 공수부대의 만행이 되풀이되는 것 같은 장면이었다. 사건이 일어난 장소는 이름도 생소한 티모르섬이라고 했다. 인도네시아 군부가 동티모르의 독립운동을 이렇게 진압한다고 했다.

동티모르는 1975년 11월에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했지만, 이웃나라 인도네시아가 12월에 쳐들어왔다. 인도네시아의 독재자 수하르토는 독립 요구를 무자비하게 짓밟았다. 그러다가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동티모르의 분리독립을 묻는 투표가 이루어진 날이 바로 1999년 8월30일이다. 동티모르 사람들은 압도적인 찬성표로 독립을 요구했지만 인도네시아에 부역하던 세력은 깔끔하게 물러서지 않았다. 투표 다음날부터 독립에 반대하는 민병대가 시내에 몰려와 유혈사태를 벌이기도 했다.

동티모르 제헌의회 선거가 치러진 2001년 8월30일 독립영웅 샤나나 구스망이 마나투투 지역에서 미소를 띠며 투표하고 있다. AP 연합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 전설적인 독립운동가였던 샤나나 구스망은 독립 이후에 실망스러운 모습을 자주 보였다. (구스망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이승만과 비슷해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2002년 독립할 때 기쁨의 박수를 보내던 마음으로, 동티모르의 민주주의를 기원한다.

글 김태권 만화가, 1면 일러스트 오금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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