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8.25 20:28
수정 : 2016.08.25 20:35
“나는 바비 인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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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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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 8월 미국 전역에서 여성참정권이 실현되었다. 50년 후인 1970년 8월26일, ‘평등을 위한 여성 파업’이라는 집회가 미국 곳곳에서 열렸다. 여성 수만명이 “나는 바비 인형이 아니다” 같은 구호를 적어 거리로 나왔다.
집회를 이끈 활동가 중 한 명이 베티 프리댄이다. 1963년에 <여성의 신비>라는 책을 내 유명해졌다. 당시 백인 중산층 여성 상당수가 사회활동을 포기하고 전업주부로 살았다. 이러한 현실이 아내나 어머니라는 ‘여성성의 신화’로 미화되지만 프리댄이 보기에는 남성 위주 사회가 강요한 성역할에 지나지 않았다. 여성이 자아실현을 하지 못해 불행한 것은 개인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사회의 책임이라고 주장해 큰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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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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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반세기가 흐른 오늘날은 프리댄도 비판의 대상이다. 인종 문제나 계급 문제에 관심을 더 기울였어야 했단다. 레즈비언 운동에 거리를 둔 사실도 문제다. 말년에는 자신의 젊었을 때 주장과도 거리를 두었다. (반여성주의 쪽에서 얼씨구나 하며 집착하는 부분이다.) 같이 일하기 피곤한 성격이었다는 증언도 있다. 그러나 프리댄이 불러온 변화의 물결은 거대했다. 베티 프리댄 본인도 그 변화를 거스를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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