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8.23 21:14
수정 : 2016.08.23 21:18
태양계 행성 자리에서 퇴출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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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오금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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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 2월 18일, 미국의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가 새로운 행성을 발견했다. 괴짜 갑부 퍼시벌 로웰이 애리조나에 세운 로웰천문대에서였다. 이름을 무어라 지을까 고민했는데, 영국의 11세 소녀 베네시아 버니가 ‘플루토’를 제안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저승 신의 이름이다. 동양에서 이름 붙일 때는 명부(저승)의 왕이라며 명왕성이 됐다.
표면의 큼직한 하트 모양이 마음에 든다. 미국 과학계가 특별히 좋아한 행성이기도 했다. 태양계 행성 가운데 미국 사람이 발견한 유일한 별이라 그렇단다. 굳이 따지면 한국과도 묘한 인연이 있는 별이다. 천문대를 세운 로웰은 1883년 서울을 찾아 고종의 사진을 최초로 찍고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는 이름을 세계에 널리 알린 사람이다. 한국의 야구팬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특별히 좋아하는 선수 클레이튼 커쇼는 명왕성 발견자 톰보의 조카외손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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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공개한 명왕성의 확대 사진에서 최고 3300m 높이의 얼음 산맥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 사진은 무인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가 전날 명왕성에 가장 근접하기 1시간 반 전에 찍은 것이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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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명왕성은 크기가 달보다 작았다. 중력도 그만큼 적었다. 발견 당시부터 명왕성을 행성으로 인정해야 하느냐 논란이 있었다. 마침내 국제천문연맹에서 명왕성을 태양계 행성 자리에서 퇴출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10년 전 오늘, 2006년 8월 24일의 일이었다. 안녕, 명왕성.
글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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