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8.16 20:37
수정 : 2016.08.16 20:40
일간지 광고로 전두환 정권을 들이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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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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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그룹을 기억하는가? 1980년 무렵부터 무서운 속도로 몸집을 불리더니 1983년에는 20여개 계열사를 거느린 거대 기업이 됐다. 콘도미니엄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명성콘도와 마시면 건강해진다는 명성 엘더베리주스 등 ‘웰빙’ 브랜드는 어린 내가 봐도 신선했다. 당시가 먹고살기 바쁘다던 1980년대 초였으니 더욱 눈에 띄기도 했다.
그러다 괘씸죄에 걸렸다. “명성은 거듭되는 세무조사를 45일여 동안 치르고 있습니다.” 김철호 회장은 1983년 7월31일치 주요 일간지마다 ‘강호제현께 알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광고를 실었다. 명성그룹을 망하게 하려고 정부가 무리한 세무조사를 벌인다는 주장이었다. 전두환 정권을 겁도 없이 정면으로 들이받은 셈이다. 김 회장은 8월17일에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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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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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콘도는 1986년 한화에 매각되어 한화리조트가 됐다. 명성식품에 엘더베리를 공급하던 3천여 농가는 판로를 잃자 나무를 뽑아버리며 정부에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농가 소득 작물이라며 엘더베리 재배를 권장한 것이 정부였기 때문이다. 김철호 회장은 1993년에 가석방을 받았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송도를 ‘개발’할 때 김 회장에게 조언을 구했다는 후문이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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