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8.10 18:07
수정 : 2016.08.10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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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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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리지 않는다,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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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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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8월11일, 잭슨 폴록이 차 사고로 숨졌다. 마흔넷의 아까운 나이였다.
미국 현대예술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있다. 내세울 예술가가 없으니 실력이 모자란 작가들을 띄웠다고도 하고, 좌파적인 예술을 시들게 하려고 추상회화를 밀어줬다고도 한다. 미국의 예술과 정치가 유착되었다는 의혹이다.
의혹이 사실인들 어떠랴. 잭슨 폴록의 예술만큼은 의심할 수 없을 것이다. 폴록의 작품을 ‘냉전의 무기’라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 폴록 본인이 의식했을 것 같지는 않다. 폴록이 물감을 뿌리는 기법을 개발한 계기도, 멕시코의 과격한 공산주의자였던 화가 시케이로스와 함께 작업한 덕분이었다. 폴록의 실력? 쉬워 보인다지만 따라는 못할, 완성도 높은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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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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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젤에서 그리지 않는다. 화폭을 바닥에 펼쳐놓고 그릴 때 나는 내 그림의 일부가 된 것처럼 느낀다. 그림 주위를 걸어 다니고 문자 그대로 그림 ‘안’으로도 들어가며 말이다.” 폴록의 회화는 완성된 작품에만 집중하면 고갱이를 놓치는 셈이다. 작업실 바닥에 물감을 통째로 들이붓고 흩뿌리는 모습을 떠올려야 제맛이다. “내 그림은 내 움직임이 눈에 보이는 기억으로 남은 것이다.” 그의 작업도 우리 기억에 그렇게 남으리라.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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