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8.01 18:01
수정 : 2016.08.02 08:27
‘죽음의 수용소’ 탈출한 그가 살아남은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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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오금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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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남은 것은 순전히 운이었다. 하느님 덕분은 아니었다. 그분은 그곳에 없었으니까.” 1943년 8월2일 트레블린카 수용소에서 탈출한 사무엘 빌렌베르크의 회고다.
나치에게 희생당한 사람들이 저항을 포기한 채 순순히 죽음을 맞았다고 아는 분이 많지만, 사실은 다르다. 수많은 게토와 수용소에서 봉기가 일어났다. 폴란드 땅 트레블린카에 세워진 죽음의 수용소에서도 사람들은 1943년 초부터 봉기를 준비했다. 8월2일에 수백명의 봉기자가 건물에 불을 지르고 정문으로 담장으로 달려갔다. 어떤 이는 독일군의 기관총에 쓰러졌고 어떤 이는 담장을 넘어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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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 빌렌베르크.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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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아난 사람들을 독일군은 집요하게 추격했다. 자기네가 저지른 학살 범죄에 목격자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였다. (나중 일이지만, 트레블린카를 지키던 독일군들 역시 가장 위험한 지역에 보내졌다고 한다. 죽어서 수용소의 비밀을 지키라는 나치 정권의 뜻이었다.) 그래도 70명가량이 생존했다. 이 가운데 많은 이가 또 나중에 자기 목숨을 끊었다. 사무엘 빌렌베르크는 끝까지 살아남았다. 훗날 조각가가 되어 자기가 겪은 일을 작품으로 증언하고 올해 2월에 숨을 거두었다. 트레블린카 수용소의 마지막 생존자였다.
글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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