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8.01 08:58
수정 : 2016.08.01 09:01
필리핀 민주주의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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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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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1일, 필리핀의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떴다. 저승에서 남편 니노이와 반갑게 재회했으리라. 독재자 마르코스에 맞서 싸우던 용감한 니노이(본명은 베니그노 아키노 2세)는 1983년에 ‘공개 암살’ 당했다. 독재정권의 살해 위협을 받고 나서,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총탄에 쓰러졌다.
1986년에 코리(코라손의 애칭)가 민주세력 후보로 출마했을 때 마르코스는 부정선거를 저질렀다. 필리핀 사람들은 더 이상 참지 않고 들고일어났다. 이것이 유명한 ‘피플 파워’ 혁명이다. 노란 리본, 노란 옷, 손가락으로 만든 엘(L)자 등이 혁명의 상징이었다. 그리고 코리 자신은 필리핀 민주주의의 상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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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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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가 대통령이던 시절이 기대만큼 민주적이지는 않았다는 의견도 있다. 남편의 유지를 이었다는 점이 여성 지도자로서 한계라는 지적도 있다. 2010년에 아들이 대를 이어 대통령이 된 것도 보기 좋지만은 않다. 무엇보다도 필리핀 민주화는 아키노 가문이 아니라 목숨 걸고 거리로 뛰쳐나온 이름 없는 사람들의 공이다. 그래도 나는 생생히 기억한다. 전두환 독재에 시달리던 당시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코리를 응원하고 그 승리에 숨죽여 기뻐했는지를.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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