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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7.12 17:46 수정 : 2016.07.12 19:00

이름 딴 우승트로피 ‘도난 수난’

일러스트 오금택

1930년 7월13일 남아메리카의 우루과이에서 첫 번째 월드컵이 무사히 막을 올리는 모습을 보며, 국제축구연맹의 회장이자 월드컵 대회를 창안했던 쥘 리메의 감회는 남달랐을 것이다. 하마터면 대회가 열리지 못할 뻔했다. 우선 잉글랜드가 어깃장을 놨다. 자기네가 축구의 종주국인데 왜 다른 나라와 축구 솜씨를 겨뤄야 하느냐며 불참을 선언했다. 유럽의 다른 많은 나라도 참가를 꺼렸다. 당시 교통 상황으로는 배를 타고 보름을 항해해야 우루과이에 도착하는데 그래서야 제 컨디션으로 시합을 하겠느냐는 것이다. 쥘 리메가 나서서 설득한 끝에 유럽 4개국이 대표팀을 보내는 데 동의했다. 결국 우승은 (사람들 예상대로) 개최국 우루과이가 챙겼지만 말이다.

2회 대회며 3회 대회며 이후로도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월드컵 대회는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잉글랜드도 1950년 대회부터는 열심히 대표팀을 보냈다.) 쥘 리메의 공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따 황금으로 ‘쥘리메컵’을 만들었다. 1970년까지 월드컵 우승트로피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세상에 없다. 1983년 브라질에서 간 큰 도둑들이 훔쳐가서는 금괴로 팔아 치우려고 녹여버렸다. 쥘 리메, 사연이 많은 이름이구나.

글 김태권 만화가

생전의 쥘 리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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