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7.05 17:17
수정 : 2016.07.05 17:31
99.9%의 압도적 지지로 다섯번째 대통령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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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오금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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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7월6일, 박정희가 서울의 장충체육관에서 제9대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초선도 재선도 아닌 자그마치 다섯 번째 당선이었다. 체육관에 출석한 통일주체국민회의 2579명 가운데 2578명이 박정희에게 표를 줬단다. 이토록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낸 비결은 무엇일까? 간단했다. 후보가 박정희 한 명만 나왔다. 그나마도 반대표가 두려우니 찬성표를 던질 사람만 골라 투표권을 줬다.
물론 체육관 밖의 세상은 이들을 비웃었다. 당시 어떤 반정부 전단은, 앞면에 단일 후보 박정희가 99.9%의 지지를 얻어 당선되었다는 7월6일과 7일치의 신문기사를 아무 논평 없이 실었다. 뒷면에는 정부에서 발행한 중학교 반공 교과서로부터 ‘공산국가의 선거는 민주국가와 달리 단 한 사람의 후보만 출마하고 99% 이상의 찬성으로 당선된다’고 서술한 대목을 인용했다. 역시 아무 논평 없이 말이다. 논평이 필요 없는 상황이었으니까.
이렇게 공들인 정권이 1년을 조금 넘기고 무너졌다. 이듬해 10월에 부마항쟁이 터졌고, 이를 어떻게 진압할지 자기들끼리 다투던 중 김재규가 총으로 박정희를 쏘았다. 운명의 10월26일, 무소불위의 권력도 99.9%의 압도적인 지지도 박정희를 지켜주지는 못했다.
글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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