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6.30 17:52
수정 : 2016.06.30 22:31
전설적 스파이 킴 필비(1912~1988)
1963년 7월1일, 한때 영국 비밀정보국의 주요 간부였고 미국 중앙정보국(CIA) 창설에도 관여했던 킴 필비가 소련의 스파이였다는 사실을 영국 정부가 인정했다. 물론 이때 이미 필비는 소련으로 빠져나가 있었다.
본명은 해럴드 필비. 학생 시절에 마르크스주의에 심취하였으나 어느 날 갑자기 반공주의로 전향한 뒤 친구들과 함께 정부 기관에서 일하며 승진을 거듭한다. 이 모든 것이 위장이었다. 사실은 케임브리지대학을 나온 엘리트 다섯 명이 정보를 빼내기 위해 외교와 안보 분야에 침투한 것이다. 유명한 ‘케임브리지 5인조’가 이들이다. 돈을 바란 일도 아니었다. 이념이 투철했던 필비와 친구들은 스스로 원해서 간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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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 만들고 이은경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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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 필비가 망명 후 소련의 현실에 충격을 받고 알코올 중독에 빠졌다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 (세 번째 부인하고 헤어질 때 잠시 과음하였으나 소련에서 네 번째 장가를 들면서 술을 끊었단다.) 필비는 소련의 독재 정부를 싫어했지만 언젠가 개선될 시행착오 정도로 여겼던 것 같다. 케이지비(KGB)정보학교에서 강의도 하고 동유럽과 쿠바에 여행도 다니며 말년을 즐기다가, 1991년 소련의 멸망을 보기 전에 눈을 감았다. 영욕으로 얼룩진 파란만장한 삶이었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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