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2.08 14:49
수정 : 2017.02.08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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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6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려고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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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BAR_송경화의 올망졸망_안철수의 ‘예측’ 적중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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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6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려고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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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지난 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뒤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따라갔습니다. 창원에 가서 경남도당 지역위원장과 시군구의회 의원을 만났고, 부산으로 이동해 역시 지역위원장들을 만났습니다. 연설 준비로 전날 1시간밖에 못 잤다는 안 전 대표의 표정은 근래 보기 드물게 밝고 편안해 보였습니다. ‘험지’에서 활동하는 ‘식구’들을 만난 뒤 힘을 받은 것 같아 보였고, 연설에 대한 반응에도 대체로 만족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기자들끼리 “시험 기간 마지막날 즈음 학생같다”고 했습니다. 부산이 고향인 안 전 대표는 이날 밤에 부산고 동창들을 만나고, 아버지 집에서 하루 묵었다고 합니다. 다음날인 7일에도 밝은 표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최근 국민의당을 둘러싼 대선 구도는 안 전 대표 쪽이 ‘바라는’ 대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밝은 표정의 기저에는 이런 상황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난 1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7일엔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국민의당과 통합을 선언했습니다. 안 전 대표는 올해 초 미국을 다녀온 뒤 “이번 대선은 문재인과 안철수의 양자대결”이라는 메시지를 던졌지만 한달째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요. 점점 이 메시지의 ‘진가’가 드러나고 있다는 게 안 전 대표 쪽의 설명입니다. 보수 쪽 후보가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의당에서도 ‘빅텐트’까지는 아니더라도 ‘미들텐트’를 일단 쳤으니, 문재인과의 양자구도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양자대결론, 어떻게 봐야 할까요? 승산이 있을까요? 안 전 대표 쪽은 승산이 있다고 합니다.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국민의당 한 의원의 설명은 이랬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된다는 것은 이미 전제사항이다. 정권이 교체돼도 지금 구도에선 누가 되든 ‘여소야대’가 될 수밖에 없다. 자연히 연정을 해야 원활한 국정운영이 가능해진다. 그렇다면 야권주자 중에 누가 더 연정을 잘 할 수 있을 것인가. ‘패권주의’의 문재인보다 국민의당이 더 잘 할 수 있다. 정의당은 물론 국민들이 받아들일 경우 바른정당과도 가능한 곳은 국민의당뿐이다. 야권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기정사실인데 누가 더 폭이 넓고 국정운영을 잘 할 수 있냐의 경쟁에서 안철수는 문재인보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그래서 이번 대선은 양자대결이고, 승산이 있다.”
다른 측근의 설명은 또 이렇습니다. 비슷합니다.
“이번 대선은 어차피 정권 심판론이다. 70%는 보수 심판을 위해 야권에 표를 찍을 것이고 야권 두 후보 가운데 30:40으로 결판이 날 가능성이 높은데, 결국 25~30%의 중도층 표를 포함해 40%를 누가 차지할 수 있냐의 싸움이다. 문재인은 아직 거기, 40%까지는 가지 못하고 있다. 반면 안철수가 공략할 공간이 충분히 있다. 안철수가 10%대 이상으로 반등해준다면, 그래서 ‘문-안’ 구도로 힘을 받으면 기회가 올 것이다.”
안 전 대표가 주장하는 ‘결선투표제 도입’은 이런 차원에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도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면 정책 연합, 연정이 가능하다”면서 안 전 대표를 지원사격하고 있습니다. 안 전 대표가 지난 1월10일 국민의당 전당대회에서 “문재인을 이길 이유가 100가지도 넘는다”고 말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2012년 문-안 단일화 이후 지원’ 논쟁을 수면 위로 올리며 문 전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1월31일엔 한참 ‘대세론’을 타고 있는 문 전 대표에 대해 “교만하다”는 표현까지 썼습니다. 2015년 탈당 때나 4·13총선 때 문 전 대표에 대해 직접 비판은 삼갔던 모습을 볼 때 꽤나 과격한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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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15일 저녁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서울 광화문광장 유세에 깜짝등장한 안철수 전 후보가 자신이 매고 있던 노란 목도리를 문 후보에게 둘러주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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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전 대표의 ‘메시지 전략’에 대한 당내 반응은 어떨까요? 엇갈립니다. 한 의원은 “언젠가는 양강구도로 갈 것이고 이렇게만 되면 안철수가 이길 것이라는 ‘주문’을 외우고 있는데, 상황이 그렇게 녹록지 않다. 이런 주문 외우기를 빨리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지금은 ‘4·13때 모아주신 민심을 이번 대선에서 완성하겠다’며 안철수의 강점인 미래 메시지에 집중해야지 ‘문재인 반대론’에 매달리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지지율이 문 전 대표에 비해 크게 낮은 상황에서 다른 군소 주자들의 ‘문재인 때리기’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계속 몸집을 키우지 못하는 한 그 중 하나로 묶여버릴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지난 설 민심을 보니 반응이 심상찮았다. 이번에 안철수가 정말 달라진 게 맞다, ‘철수’하는 안철수가 아닌 ‘강철수’가 완성됐다고 보는 유권자들이 많았다”면서 ‘양자대결’ 인식이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양자 구도로 간다고 해도 안 전 대표에게는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호남 중진들은 안 전 대표에게 ‘온전한’ 지지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손학규 의장과 당내 경선에서 붙을 경우 승리를 100% 장담할 수 없습니다. 대선이 임박할수록 ‘야권 단일화’ 압박도 재등장할 수 있겠죠. 4·13총선에서 지지를 몰아준 호남을 위해 제대로 보여준 게 없고 국회 입성 뒤 두드러진 의정활동 성과가 없었다는 평가까지 그를 둘러싼 환경은 그에게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속마음까진 모르겠지만 안 전 대표는 일단 현재의 지지율에는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안희정 지사에게도 가 있으니 그쪽에 파견보냈다”고 보면 된다는 정치학자들의 ‘비유적 충고’도 들었다고 합니다. 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후보로 확정되면 안희정 지지율이 안철수로 돌아온다는 거죠. 후보로 확정되면 지지율이 더 오르고 판이 흔들릴 거라는 얘기인데… 연연해 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설명할 때 그의 표정은 실제 편해 보였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안 전 대표는 바람대로 ‘문재인 대 안철수’의 양자대결 선거를 치르게 될까요? 이미 치르고 있는 걸까요? “문 전 대표를 이길 적임자”라는 그의 공언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요?
부산/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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