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26 08:13
수정 : 2019.12.29 09:08
⑤ 김정효 기자가 꼽은 2019년 마음 한 장
2019년, 여러분이 웃고 울었던 현장에 <한겨레> 사진기자들도 있었습니다. 한 해를 정리하는 맨 마지막날까지 그 마음에 남은 사진 한 장들을 모았습니다. 새해에도 우리 사회와 사람들의 마음을 잇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다짐하며 `2019년 마음 한 장'을 9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다섯째는 김정효 기자가 꼽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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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뒤 희생자 안종필의 묘를 찾아 참배하고 어머니 이정님씨를 위로하고 있다. 광주/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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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안종필은 고등학생이었다. 1학년, 16살.
1980년 5월, 이정님은 43살이었다. 안종필의 어머니.
광주 지역 모든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지고 격렬해지는 항쟁 속으로 16살 아들이 휩쓸려 들어가는 것을 막아보려고 43살 엄마는 아들의 신발을 숨기고, 옷을 물에 담갔지만 소용없었다. 아들은 교련복을 입고 집을 나가 1980년 5월27일 전남도청 최후의 항전 때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숨졌다.
39년이 지나 엄마는 82살 백발의 할머니가 됐지만 아들은 여전히 16살로 차가운 비석 아래 누워 있다. 할머니가 된 엄마는 운다. 아들이 보고 싶어서 울고, 아들의 죽음이 억울해서 울고, 아들의 명예를 더럽히는 자들 때문에 운다.
문재인 대통령이 안종필의 엄마 이정님씨를 보듬었지만 쉽사리 위로의 말을 건네지 못했다. 대통령의 눈이 긴 한숨과 함께 하늘 멀리 가 머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열린 제39주년 광주5.18민주화운동 기념사에서 “80년 5월 광주가 피 흘리고 죽어갈 때 광주와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 그 시대를 살았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 정말 미안하다. 그때 공권력이 광주에서 자행한 야만적인 폭력과 학살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대표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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